[한반도 브리핑] 푸틴, 北 '셀프 핵우산국'…한중, 남중국해 신경전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남북, 한러, 한중 관계 모두 험난한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얻어내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자체 핵우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천명했습니다.
러시아가 한국 국적, 선교사를 간첩 혐의로 체포해, 풀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나빠진 양국 관계를 반영한, 일종의 인질 외교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항행의 자유 보장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분위기에 휩쓸려 떠들지 말고, 한국과 관련된 일에나 신경 쓰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미 정보당국의 북핵 평가 등을 담은 안보 위협 보고서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국가정보국이라고, CIA와 FBI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 관리하는 조직이 있는데요.
여기서 40쪽 짜리 보고서를 냈는데, 주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의 안보 위협에 대한 겁니다.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 협상 의지가 없는 게 거의 확실하다면서, 특히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노린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전 보고서와 비교해 볼 때, 역시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가 강조됐습니다.
[앵커]
실제로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이 이미 자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자신이 5선에 도전하는 대선이 시작됐죠.
땅이 워낙 넓어서 사흘간 실시되는데요.
이를 앞두고 관영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자체 핵우산을 가지고 있어서 러시아가 핵우산을 씌워줄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사실, 기자의 질문이 좀 이상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시 북한군에 도움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핵우산을 제공하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겠는가를 물어봐 줬으면 좋았을 텐데요.
질문을 사전에 조율하고, 답변도 철저하게 준비했을 거 같긴 한데요.
어찌 됐건,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공개 언급이 부각됐습니다.
[앵커]
많은 분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뭐가 달라지는지 궁금해하실 거 같습니다.
[기자]
일단, 기술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북한은 핵보유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섯 번이나 핵실험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정치. 외교적으로는 아닙니다.
아시듯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공식 핵보유국은 다섯 개 나라뿐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NPT라는 핵확산금지조약 때문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자체 핵무장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 NPT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이 NPT 조약이 1968년 발효됐습니다.
그 전에 핵실험을 한 나라까지만 공식적인 핵보유국이 되는 겁니다.
이후, NPT에 가입하지 않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했고, 미국 주도의 제재를 받았지만, 나중에 제재가 해제되면서 정치. 외교적으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핵실험을 안 한 이스라엘은 좀 다른 케이스고요.
[앵커]
이 나라들은 좀 특수한 사례여서 북한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나요?
[기자]
그렇죠.
지정학적인 상황과 당시 복잡한 국제 정치 속에서 혜택을 본 셈인데요.
예를 들어,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필요하고,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문제, 또 테러와의 전쟁에서 협력이 필요하니 미국이 슬쩍 핵보유국 지위를 준 겁니다.
정확히는 문제를 삼지 않는 거죠. 더 이상.
어쨌든, 북한도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되고 싶은 건데요.
될 수 있을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리되면, 공식적으로 제재 면제가 돼, 국제법상 일종의 사면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현재는 미국과 대화를 해도 비핵화 문제에서 걸려서 넘어가질 못합니다.
여러 제재를 위반하는 불량 국가 오명도 벗지 못하고 있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 미국과 상호 군비통제 협상을 할 수도 있고, 수교 협상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원자력 발전소 관련 협력도 가능하게 됩니다.
김정은이 그토록 원한다는 일종의 정상 국가를 향한 길을 가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 과정에서 러시아가 뒷배를 봐주고, 국제 여론 형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거군요?
[기자]
북한이 여섯 번 핵실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모두 안보리 제재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7차 핵실험을 하면, 중국은 몰라도 러시아는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핵실험을 해도 처벌 없이 지나가고, 북핵 피로감은 커지고, 미국은 골치가 아플 거고, 이러다 시나브로 상황이 바뀌길 기대하는 겁니다.
미국 조야에서 그냥 핵 보유를 용인해주고, 북한이 핵무기를 이란이나 테러단체에 넘기는 걸 막는 데 집중하자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북 억제의 초점이 핵능력 고도화를 막는 데서 핵무기 사용 방지로 전환됐다고 인정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우리 국민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옥살이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기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자와 북한 벌목공을 돕던 한국인 선교사죠.
올해 초 간첩 행위 혐의로 러시아 연방 보안국에 체포돼, 현재 모스크바 감옥에 있습니다.
러시아 국가 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라는데요.
구체적인건 알려지지 않았고요.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외국인이 러시아에서 체포돼 수감된 건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앵커]
이게 이례적인 사건인 데다, 최근 북러, 한러 관계를 볼 때 시점도 상당히 미묘한데요.
그 배경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