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무를 심지는 못할 망정, 화분에서 꽃을 뿌리째 파내는 도둑 모습입니다.
이런 식물 도둑들, 공원에선 나무를 뽑아가기도 합니다.
배준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컴컴한 새벽 모자를 뒤집어 쓴 남성이 주유소를 향해 느릿느릿 걸어옵니다.
비닐 봉투를 뒤적이는가 싶더니 모종 삽을 꺼냅니다.
곧장 주유소 화분 앞으로 다가간 남성, 삽으로 꽃을 뿌리째 파내 봉지에 옮겨 담습니다.
[주유소 사장]
“해마다 꽃을 훔쳐가요. 이번에는 덩어리 큰 걸 몽땅 캐 갔어."
해마다 당하는 꽃 도난 사건에 속이 상하지만, 경찰 신고도 쉽지 않습니다.
[주유소 사장]
"꽃 잃어버리는 사람이 동네에서 한 두 분도 아니고. 경찰이 사소한 거까지 큰일도 많은데 하겠어요."
서울 구로구의 한 공원, 화단에 가지런히 심겨진 회양목 사이사이 흙이 움푹 패였습니다.
지난주 공원에 나무 도둑이 든 겁니다.
[김미자 / 서울 구로구]
"저 사람이 나무 저기 뽑아 갖고 간다고, 가방에다 넣어 갖고 간다고 왜 산에 와서 그런 걸 다 가져가냐고 그런 소리를 합디다."
CCTV 사각지대도 많다보니 구청은 과태료 처분을 경고하는 현수막만 걸어 놨습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봄철마다 비슷한 일로 골머리를 앓습니다.
[○○구청 관계자]
"무단으로 캐가시는 일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모종을 구매하게 되는 한계점이 있었고요… 계도하는 정도로만 가능하지…."
타인의 재물인 화분 등을 훼손하거나 훔쳐가면 절도 혐의 뿐 아니라 재물손괴 혐의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배준석입니다.
영상취재: 조세권
영상편집: 이태희
배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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