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엔 귀천이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우리 사회의 인식은 다른 것 같습니다.
직업에 지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의식이 다른 나라보다 강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취업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직업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물었습니다.
중국과 일본, 미국과 독일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국회의원과 디지털콘텐츠 크리에이터, 소방관과 공장근로자 등 여기 15개 직업이 대상입니다.
한·중·일 3국은 국회의원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고,
AI 전문가도 한국과 일본에서는 상위권에 자리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독일에서는 소방관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위권은 어떨까요?
한·중·일 3국에서 1위였던 국회의원이 독일은 10위, 미국은 12위에 자리해 뚜렷한 차이가 보이죠.
미국과 독일에서 1위였던 소방관은 우리나라에서 11위, 매우 낮습니다.
소방관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지만 처우가 열악하고 존중하는 인식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죠.
1위와 15위 사이 점수 격차는 우리나라가 유달리 컸는데요.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을 평가하는 인식이 더 두드러진 건데, 최고·최하위 점수 차가 2.3점으로 5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0.92점으로 차이가 가장 작았는데요.
직업에 대한 귀천 의식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는데요.
[곽금주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서열이 굉장히 중요한 사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너무 심하게, 극심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SNS가 우리나라에서도 잘 활성화되는 이유가 바로 그거거든요. 늘 다른 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비교해보고… 나의 직업이라든지, 나의 부라든지, 나의 위치라든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비교주의 문화, 상대 비교 문화 이러한 것들이 직업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한국직업연구원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양극화 완화·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인식으로도 직업에 귀천이 없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YTN 엄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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