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홀' 집단민원·신상노출에 극단선택 공무원…추모 발길
[앵커]
구멍난 도로의 보수 공사 집단민원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을 한 김포시 9급 공무원에 동료 공무원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부서 직원은 충격에 사표까지 냈습니다.
김포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이른바 좌표를 찍었던 온라인 카페에는 추모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국화꽃을 내려 놓으며 고개를 숙이는 공무원들.
가슴에는 동료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검은색 리본을 달았습니다.
숨진 공무원의 분향소가 마련된 김포시청 앞에는 아침부터 이렇게 익명의 근조화환이 줄지어 놓였습니다.
김포시 소속 9급 공무원 A씨는 최근 김포한강로 일대 포트홀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집단민원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한 온라인 카페에서 누군가 A씨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이후 비난 글이 빗발쳤습니다.
이른바 '좌표'가 찍히면서 100통에 가까운 항의 전화까지 받은 A씨는 지난 5일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씨의 컴퓨터에서는 "보수공사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글이 발견됐습니다.
"한 개가 아니라 여러 번 계속해서 너무 힘들다. 도로 보수공사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쓴 거로 봐선 그거로 인해 급격하게 정신이 무너진 것 같아요."
일반 회사에 다니다 늦깎이 공무원이 된 A씨.
임용 1년 6개월여 만에 벌어진 비극에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 직원 1명은 사표까지 냈습니다.
70대 노부모를 모시던 외동아들의 죽음에 동료들은 남일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읍니다.
"저 또한 몇 년 동안 민원으로 시달려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거든요. 선배로써 안타깝고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상당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12일까지 애도기간을 정한 김포시는 A씨의 신상을 공개한 누리꾼들을 고발키로 했습니다.
한편, 해당 카페 운영자가 사과 글을 게재한 가운데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가해자로 보이는 특정인의 신상정보가 공개돼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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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기자 이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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