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라크 석유를 싣기 위해 알 바스라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던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
오만만을 빠져나오던 유조선과 교신이 끊긴 건 현지시각 11일 새벽이었습니다.
군복 차림의 괴한들이 유조선에 올라 배를 나포한 겁니다.
이란 해군은 곧바로 법원 명령에 따라 유조선을 압수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이란 석유 100만 배럴을 훔쳐 미국으로 운송한 배가 이름만 바꿔 운항 중이었다며 보복 조치에 나섰다는 겁니다.
백악관은 거짓 주장이라며 당장 유조선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 이란의 주장은 믿을 수 없습니다. 이 배는 국제 해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상업용 선박일 뿐입니다. 나포할 명분이 전혀 없고 당장 풀어줘야 합니다.]
최근 홍해에서 예멘 반군 후티의 상선 공격에 이어 에너지 수송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유조선이 나포되면서 주요 교역로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게 됐습니다.
중동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네 번째 순방에 나선 토니 블링컨 장관은 사실상 빈손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 국무장관 :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이야 말로 이란과 대리 세력을 고립시키고 곤경에 빠뜨리는 길입니다.]
이란의 유조선 나포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한때 3% 넘게 뛰었습니다.
이란이 배후에 있는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에 이은 이번 유조선 나포는 이란의 세력 과시를 넘어 확전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입니다.
촬영ㅣ강연오
그래픽ㅣ홍명화
자막뉴스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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