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 출마해 첫 금배지를 단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당선 직후 경쟁 후보에게 피소당했습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사표 수리가 안 됐던 황 의원이 현직 경찰청장 신분으로 당선된 건 무효란 겁니다.

선거무효 소송 단심제에 따른 대법원의 결론은 당선 유효.

공직선거법상 정해진 기간 안에 공무원이 사직서를 냈다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그 접수 시점에 그만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었습니다.

기관장의 사직원 수리 지연이나 거부에 따라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시 돌아온 총선 국면에서 이른바 '황운하 판례'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던 검사들이 사표 제출 행위를 계기로 여의도 입성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 친문 검사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총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국민 70%가 찬성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해 국민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자신이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 중이어서 재작년 4월 표명한 사의는 한차례 반려됐지만, 이번에는 총선 출마를 앞세운 터라 사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자유로운 정치 활동이 가능합니다.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던 김상민 부장검사 역시 이원석 검찰총장의 격노와 추가 감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판기념회를 강행한 것 역시 '황운하 케이스'란 뒷배가 있어서입니다.

억울한 출마 제한이란 불이익을 막으려다 공무원의 총선 직행을 막는 족쇄가 풀린 꼴인데, 사실상 사표가 총선 출사표가 된 왜곡된 현실을 개선할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입니다.

영상편집ㅣ이자은
그래픽ㅣ김진호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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