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10대 남녀 학생 2명.
하필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 주소를 남겼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SNS를 통해 누군가로부터 특정 문구를 담벼락에 새겨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대가로 10만 원을 받았다고 실토했습니다.
범행에 쓰인 스프레이 역시 이들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누가, 왜 이런 부탁을 한 건지 수사력을 모으는 동시에 10대 피의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범죄를 모방해 경복궁 담에 또 다른 낙서를 남겼던 20대 남성은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자각조차 없이 뻔뻔함으로 일관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예술을 했을 뿐인데 너무 심각하다거나 영어 철자를 틀려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하면 좋았을 거라는 등의 글을 남겼습니다.
자수 과정에서 주목받은 것도 후일담으로 남겼습니다.
[A 씨 / 경복궁 영추문 낙서 피의자 (지난 18일) : (낙서는 무슨 의미로 그린 거예요?) …. (혹시 전날 낙서하신 것 (1차 낙서) 일행이랑 일면식 있으세요? 아는 사이인가요?)….]
그런데 YTN 취재 결과 A 씨는 지난달 경복궁 근처 미술관에 전시된 예술작품의 일부인 모자를 훔친 혐의로 입건돼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에도 훔친 모자를 쓰고 경찰서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등 반성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문화재 파괴 행위를 예술로 포장하는 건 궤변이라고 일축합니다.
[배상훈 /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공공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것을 일종의 예술품이라고 하는 것 자체도 반달리즘의 영역이거든요. 이 낙서가 생기고 앞에 있던 애들이 한 다음에 그걸 그대로 따라 한 거잖아요. 그게 예술인가요?]
경찰은 이들에게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는 문화재 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복구 비용을 물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영상편집 | 진형욱
자막뉴스 |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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