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정치권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조선 후기 영조와 정조가 탕평책을 펼치기 위해 글과 그림으로 신하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살펴보는 특별전이 열려 눈길을 끕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눈을 부릅뜨고 사납게 짖는 삽살개,
노론 중심 사헌부와 갈등을 겪던 영조는 그림에 시를 적어 탕평책을 따르지 않는 신하를 대낮에 아무 때나 짖어대는 삽살개에 빗대 꾸짖었습니다.
[이덕화 / 배우 (음성 설명) / MBC 드라마 영조 역 : 사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너의 일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낮에 이같이 짖고 있는 게냐?]
영조는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둘러싼 대립 속에서 처음으로 서적을 간행해 신하, 백성과 소통했고,
정조는 이조판서 심환지에게 사직 상소를 올리도록 밀지를 내리는 등 편지를 통해 신하들에게 자신의 뜻을 은밀히 전했습니다.
영조와 정조에게 있어 글과 초상화 등 그림은 탕평책의 지지 세력을 확대하고, 반대 세력을 꾸준히 설득하는 정치적 소통의 도구였습니다.
[이수경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 이번 특별전은 2024년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이해 영조와 정조가 추구했던 탕평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글과 그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18세기 궁중서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궁중행사도 등 그림에는 영조와 정조가 꿈꾸던 질서와 화합의 이상이 담겨 있습니다.
정조가 1795년 사도세자의 묘가 있던 화성을 다녀온 여정을 담은 8폭 병풍에서 왕을 향해 신하들이 줄지어 선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을 중심으로 신하들이 질서를 이루고 백성이 편안한 세상, 탕평의 모습입니다.
두 임금의 체취 가득한 어필과 금인 등 유물 88점을 통해 글과 그림으로 끊임없이 붕당과 소통하려 애쓴 지도자의 노력을 되새기며 정쟁에서 벗어난 탕평의 나라를 오늘도 염원해봅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그래픽 : 김진호
■ 전시 정보
2023년 12월 8일~2024년 3월 10일
국립중앙박물관
YTN 이교준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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