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 남녀가 전시 중인 벽화에 낙서했다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관람객 참여형 작품인 줄 알고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을 복구하는 비용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전시된 벽화 앞을 지나가던 20대 남녀가 작품 아래 놓인 붓을 집습니다.
그러고는 스스럼없이 벽화 중간에 이런저런 색칠을 합니다.
이들이 낙서한 작품은 세계적인 그래피티 예술가로 꼽히는 존원이 지난 2016년 내한해서 그린 겁니다.
작품가는 무려 5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낙서한 남녀는 경찰 조사에서 "벽에 낙서가 돼 있고 붓과 페인트가 있어서 낙서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시 기획 측은 작품을 실감하도록 바닥에 붓과 페인트를 배치한 것이라며 관련 안내문도 비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작가 존원은 "젊은 연인의 고의적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법적 책임 없이 원만히 해결되리라 믿는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그러면서 그림이 다시 복원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기획사 측은 작품 복원 비용을 천~3천만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작품에 대한 보험을 들어놓기는 했지만, 보험사 측에서 20대 연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욱 / 전시 기획 대표 : 보험사는 무조건 구상권 청구를 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도 커플들을 용서해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있고 저희가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확하게 결정을 못 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도 한 80대 남성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한 고대 로마의 전차 유물을 만졌다가 훼손했고, 2015년에는 덕소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한 한 가족이 상아 화석을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큰 책임을 묻지 않고 마무리됐지만, 원칙적으로는 관람객들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훼손 뒤 작품 가치가 하락할 경우 그에 대한 손해액까지 감당해야 해서 관람객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고의로 작품을 훼손할 경우에는 형사 처벌도 피할 수 없습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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