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30 엑스포 어떻게 될지 상당히 긴장되는데요.
아는기자, 정치부 조영민 기자와 유치 가능성 마지막 점검해보겠습니다.
Q1.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어요.
현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데, 대략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에 엑스포 유치 결과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잠시 후 우리 시각 오후 9시 반쯤 한국, 이탈리아, 사우디 순으로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20분씩 진행합니다.
이후 빠르면 밤 11시쯤부터 투표가 시작됩니다.
마지막 PT 연사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 대변인이 나섭니다.
Q2. 투표 방식이 좀 독특하더라고요.
182개 회원국 가운데 분담금을 낸 179개국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기명 전자투표 방식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1번은 우리나라, 2번은 이태리 3번은 사우디, 4번은 기권 이렇게 번호를 눌러 투표합니다.
투표가 끝나면 각국의 득표수는 전광판을 통해 바로 공개되는데, 어느 나라가 어느 국가에 투표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Q3. 기호 순서대로 되면 좋겠네요. 현실적으로 사우디 따라가느라 쉬운 경쟁은 아니었는데, 여전히 사우디가 세죠?
파리 현지에서는 이른바 '사우디 오일머니'의 막강함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옵니다.
미국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 같은 거래 외교가 유치 경쟁에 일반적 관행이다. 많은 국가가 투표로 돈을 번다" 이렇게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슬람 국가들을 대상으로 사우디에 있는 성지, 메카 순례 할당을 늘려주겠다고 포섭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게 이슬람 국가 정상들에게는 엄청난 국내 민심 잡기 치적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가 파리 현지에서 투표에 참여할 BIE 대표를 접촉했다는 말이 들리면 사우디가 본국에 장관 등을 파견해 투표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Q4. 사우디도 진심이군요. 그러면 우리의 역전 전략은 뭡니까? 비장의 무기 같은 거요.
"1차에 사우디 찍으면 2차에 우리를 찍어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겁니다.
선두주자인 사우디 지지세를 깨는데 허비하기 보다는 투표 방식을 활용한 사우디 맞춤형 전략이라고 하겠습니다.
투표 과정을 좀 보시면요.
1차 투표에서 179개국 중 3분의 2인 120개국의 표만 사우디에 내주지 않으면 투표는 결선투표로 향합니다.
1차 투표 상위 2개국 가운데 한 표라도 많은 나라가 승리하기 때문에 1차에 사우디를 찍었던 국가들을 2차에 우리 쪽으로 끌어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사우디만 계속 투표하면 사우디의 지원 약속만 얻지만, 한번씩 교차로 투표해주면 사우디와 우리나라가 약속한 지원책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Q5. 사우디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반대로 사우디는 1차에 한국을 뽑을 것 같은 나라들을 막판까지 접촉하고 있다고 합니다.
"1차에 한국에 투표하면 2차는 사우디를 찍어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 지지로 돌아선 게 확인되면 곧바로 사우디가 접촉을 시작한다는 게 현지 유치단 설명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누굴 만났느지 모두 극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6. 이탈리아 로마가 흔들린다는데 우리에게 득입니까 실입니까.
이탈리아는 우리 득표 전략에 중요합니다.
2차 투표에서 승리하려면 1차에서의 로마 표를 모두 가져와야 하는 게 필수입니다.
유치위원회 측은 이탈리아가 현재 확보한 표를 15표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주로 같은 유럽 국가가 지지하고 있는데, 유럽은 사우디의 반인권 행태에 반발심이 커 2차에서 한국에 올 걸로 기대하고 있거든요.
이탈리아 총리가 오늘 발표 현장에 오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실상 포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는데, 이 표가 흩어지지 않게 막판 표 단속이 중요합니다.
Q5.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될 것 같냐. 조 기자가 오래 취재를 해왔으니 어떻습니까.
그게 가장 궁금해서 현지 우리 유치단 고위급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이랬습니다.
"결과는 신만이 알 거다" 라고 말이죠.
다만 2차 투표까지 가면 역전을 해서 이길 수 있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중요한 건, 1차 투표에서 사우디와 득표차가 크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격차가 너무 크면 승부가 끝났다고 보고 2차 투표에서 우리를 찍기로 한 국가가 돌아설 수 있다고요.
지난해 7월부터 지구 495바퀴를 돌면서 했던 유치전,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제 5시간 정도가 남았습니다.
조영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