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용어와 수치 때문에 선뜻 피부에 와 닿진 않는 이 국민연금, 한국 평균 수준의 직장인 A 씨 상황에 대입해 좀 더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임금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52만6천 원인데, 쉬운 계산을 위해 월 350만 원을 버는 A 씨를 가정해보겠습니다.
A 씨는 현재 기준으로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라 한 달에 보험료로 31만 원, 회사가 내는 절반을 빼면 16만 원 정도를 내고 있습니다.
소득대체율은 42.5%라 60세 전까지 가입 기간이 40년이라면, 다시 말해 월급을 같은 액수로 40년 동안 받았다고 가정하면 60세 이후 평생 월 150만 원 정도를 받게 됩니다.
만약 30세부터 일을 시작해 가입 기간이 60세까지 30년 동안으로 짧아진다면, 같은 조건으로 받게 되는 국민연금은 월 95만 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여기까지는 현재 기준입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개혁안을 적용해보겠습니다.
개혁안은 두 종류입니다.
먼저 1번 안은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13%로, 소득 대체율은 42.5에서 50%로 높이는 방안입니다.
다시 말해 '더 내고 더 받는' 안입니다.
이 경우 회사와 함께 내야 할 월 보험료는 46만 원 정도로 14만 원이 추가됩니다.
직장 생활 40년 기준으로 받는 연금은 기존 월 176만 원으로, 26만 원 추가 수령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 개혁안은 보험료율 9%에서 15%로 늘어나지만 소득대체율은 40%로 줄어드는, 소위 '더 내고 덜 받는' 방안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월 21만 원을 추가 부담하고, 이후 9만 원을 덜 받게 됩니다.
얼핏 들으면, 2번 개혁안이 상당히 불리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연금 고갈 시점'을 고려하면 '더 내고 덜 받는' 방안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현 제도에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32년 뒤인 2055년으로 계산됩니다.
올해 25살인 직장인은 평생 보험료를 내도 연금을 한 푼도 못 받는 불상사가 생기는 겁니다.
연금을 개혁해 '더 내고 더 받는' 1번 안으로 추진한다면 고갈 시점은 2062년으로 7년 연장됩니다.
'더 내고 덜 받는' 2번 안은 2071년으로 16년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재정 안정형'입니다.
하지만 시점의 문제일 뿐 어느 방안이 됐든 기금 고갈은 기정 사실.
가뜩이나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우려와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여야가 어떤 절충점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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