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이·팔 전쟁, 최악 치달을 땐 유가 150달러"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분쟁이 확산할 경우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봤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김태종 특파원입니다.

[기자]

세계은행은 현지시간 30일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3가지 유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역사적 사례에 기반을 둔 시나리오입니다.

첫 시나리오에서 세계은행은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50만에서 200만 배럴 줄어들 경우 유가가 배럴당 93달러에서 102달러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석유 공급량 감소는 2011년 리비아 내전 때와 비슷합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때처럼 석유 공급량이 하루 300만에서 5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유가는 최대 35% 인상된 배럴당 최고 121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1973년 아랍 국가들이 미국 등 국가에 석유 수출을 금지했던 제1차 석유파동과 비슷합니다.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줄면서 유가가 최대 75%올라 배럴당 157달러까지 갈 것으로 봤습니다.

"시장에 최대 위험 요소는 원유입니다. 원유가 100달러를 뚫고 올라가 이를 유지한다면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유가도 약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전날보다 3.78% 하락한 배럴당 82.3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합뉴스 김태종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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