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를 내 9살 배승아 양을 숨지게 하고 다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60대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 한참을 오열한 승아 양의 어머니는 형량이 너무 낮다며 답답해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내 어린이 4명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60대 남성 A 씨.

대전지방법원은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 8일 혈중알코올농도 0.108%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인도를 덮쳐 초등학교 4학년 배승아 양을 숨지게 하고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술을 마신 식당 주변 CCTV에는 A 씨가 제대로 걷지 못해 비틀거리고, 차에 타 출발하려다 덜컹거리며 멈추는 장면도 담겨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제대로 된 상황 판단을 못 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아 참혹한 사고를 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음주운전은 본인이 조금만 주의하면 피할 수 있는 것이라 주의 의무 위반 정도가 매우 중대하고, 피해자들의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있는 인도를 침범해 사망 사고를 내면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으리라는 사회적 신뢰를 깨고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승아 양의 어머니는 선고 공판이 끝난 뒤 한참을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후 겨우 기자들 앞에 서 검찰 구형량과 선고 형량이 너무 낮다며 답답해했습니다.

[고 배승아 양 어머니 : 제가 여기 서 있을지 몰랐듯이, 내일은 다른 누군가가 여기 서 있을 수가 있거든요.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르시더라고요. 왜냐면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르거든요.]

징역 1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판단할 방침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장영한

그래픽:유영준




YTN 양동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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