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쓰는 '암구호', 가족 간 써야 할 까닭은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엄마, 저 납치됐어요", 다급해하는 딸의 목소리도 당황하지 말고, 진짜인지,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게 아닌 지 한번 의심해봐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검사를 사칭하며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는 보이스피싱의 기본 공식은 이미 옛말이 됐습니다. IT 기술을 동반한 보이스피싱 수법은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봄직한데도 피해자가 계속 생겨나는 이유입니다
작년만해도 5천억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습니다. 달라지는 보이스피싱 수법과 피해 현황, 그리고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안채린 기자입니다.
[통장협박에 택배문자까지…교묘한 피싱 수법에 피해 속출 / 안채린 기자
[기자]나날이 발전하는 보이스피싱 수법.
최근에는 공개된 계좌번호를 악용한 방법까지 등장했습니다.
보이스피싱범이 피싱 피해자의 피해금 일부를 공개된 계좌번호에 송금한 뒤 해당 계좌의 주인이 피싱 가해자라며 경찰에 허위로 신고해 계좌가 지급정지 처리되도록 만드는 겁니다.
피싱범들은 피해자들에게 계좌를 되찾고 싶으면 돈을 달라는 식으로 협박해 금품을 갈취해왔습니다.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 또한 기승입니다.
지난 2020년에는 95만 건이 넘는 스미싱 문자가 전송된 것으로 집계됐고, 올해는 6월까지 12만 건 넘는 스미싱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문제를 취재하는 순간에도 카드가 하나 개통됐다는 문자가 왔는데요. 본인이 개통한 게 아니면 아래 적힌 번호로 연락하라며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하게 되면 '휴대폰에다가 인증 문자를 보낼 테니까 인증 문자를 불러줘' 이렇게 할 수 있죠. '내 휴대폰에 있는 모든 정보를 상대편이 다 가져가도 되냐'를 실질적으로 인증하는 꼴…"
이런 식으로 빼낸 개인정보를 토대로 피싱범들이 대출을 받거나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밖에도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사용하거나, 코인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며 다른 코인을 사도록 유도하는 등 보이스피싱은 다양한 형태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수법 다변화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천억원을 넘었고, 매년 수만 건 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피해자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전자기기를 통해 범죄가 이뤄지는 탓이라고 분석합니다.
"인터넷 뱅킹으로 유도해서 어떤 일들을(피싱을) 하는 건데 스마트폰 많이 쓰고 인터넷 뱅킹에 익숙한 세대로 (피해) 연령층이 좀 낮아졌다…"
수법의 고도화로 연령대에 따라 범죄가 '맞춤형'으로 일어나는 만큼 안전 지대는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피싱범들이) 맞춤형 보이스피싱을 해가지고 20대는 기관 사칭형 그리고 30~40대는 대환대출형, 50대도 마찬가지지만 취약계층은 대부분 다 지인 사칭형입니다."
모두가 보이스피싱 피해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화나 문자로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행위를 자제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연합뉴스TV 안채린입니다.
#보이스피싱 #통장협박 #스미싱
[이광빈 기자]
불법 대출광고 문자의 대명사로 알려진 '김미영 팀장',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요즘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이용한 사기가 기승인데요.
이렇게 보이스피싱 범죄는 수법과 유형이 날로 진화해 한쪽을 막아도 다른 쪽에서 튀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번 대책을 내놨다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쪽 막으니 다른 쪽이…정부 보이스피싱 대책은 / 차승은 기자]
[기자] "휴대전화가 고장 나 수리를 맡겼다"며 "보험 처리를 위해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는 딸의 문자.
딸은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한 앱 설치 링크도 보냈습니다.
알고보니 이렇게 설치한 앱은 원격제어 프로그램.
눈 깜짝할 사이 예금액 등 수천 만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이렇게 자녀인 척 30대에서 50대 사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2억 6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지난 5월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지인을 사칭해 금전을 직간접적으로 가로채는 일명 '메신저 피싱'인데, 최근 피해 사례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10건 중 9건은 메신저피싱이었습니다.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64%인 927억 원으로 2년 사이 무려 2.5배 급증했습니다.
대출 빙자, 기관 사칭이 대부분이었던 보이스피싱 유형이 불과 몇 년 사이 크게 뒤바뀐 겁니다.
정부는 재작년 12월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방지 대책들을 내놨습니다.
먼저 TF는 경찰과 금감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개별화된 신고 창구를 일원화해, 경찰 신고 하나로 사건 접수부터 피해 구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포폰 대량 개통을 막기 위해 개인이 통신사에서 개통할 수 있는 휴대전화 수를 월 3개로 제한하고,
통장이나 카드 없이 ATM으로 입금할 수 있는 한도도 1회 50만 원으로 절반 줄였습니다
정부가 통신과 금융 분야를 망라한 대책을 쏟아냈지만 문제는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한다는 점입니다.
수 년 새 메신저피싱이 새롭게 등장한 것처럼 법과 제도의 틈새를 노린, 새로운 수단과 방법을 이용한 사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보이스피싱 못지 않게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종 사기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데… 실장님 혹시 이런 문자 메시지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