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빅3 담배 제조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 2014년 4월.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폐암 환자 3천4백여 명에 대해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 약 533억 원을 담배 제조사들이 물어내란 내용이었지만 1심 결과는 공단 패소였습니다.

즉각 항소해 2심을 진행 중인 공단 측은 흡연과 암 발생과의 인과 관계를 인정한 판례가 있는데도, 법원이 개별 사례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주목했습니다.

2심 뒤집기를 위한 필승 전략은 개별 사례 연구입니다.

소송에 제시된 환자 3천4백여 명 가운데 생존한 30명을 골라, 담배를 얼마나 어떻게 피웠는지, 그게 암 발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심층 분석한 것입니다.

[이강숙 / 가톨릭대 의대 교수 : 집단에 속한 개인의 위험인자에 노출된 시기, 노출된 정도, 발병 시기,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전의 건강 상태,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정 등을 심층 분석한 결과 흡연과 폐암, 후두암 간의 인과관계가 있음을 저희는 확인하였습니다.]

또 흡연은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주장도 경고 문구조차 제대로 넣지 않던 시절의 흡연자에게까지 일괄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김관욱 /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자발적 선택 논쟁에 대해서 연구자로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거는 면담자들이 담배의 위해성과 중독성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의 제공 없이 온전히 자발적이라 할 수 없는 요인들의 영향 아래 30년 이상을 흡연을 지속해 왔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흡기 전문가인 신임 건보공단 이사장도 취임 한 달 만에 '담배 소송 세미나'를 열며 2심 승리를 다짐했습니다.

[정기석 /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 왜 개개인이 담배를 끊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못 끊고 결국은 폐암에 걸리는 과정에 이르렀는가 담배의 중독성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과 얼마나 다르지 않다라는 그런 부분들도 강조해 나갈 생각입니다.]

햇수로 10년을 끌고 있는 '담배 소송'에서 건보공단의 개별 사례 연구 결과가 증거 능력을 발휘해 뒤집기가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촬영기자 : 윤원식
그래픽 : 지경윤
자막뉴스 : 류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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