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흉기난동 4년…길 잃은 정신질환자 관리

채널A News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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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최원종이 벌인 서현역 흉기 난동사건.

4년 전, 경남 진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조현병 치료를 중단한 안인득이 22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었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사회의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는 나아진 게 있을까요?

다시간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안인득은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이웃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주민 5명이 숨졌고 17명이 다쳤습니다.

조현병을 앓던 안인득은 사건 발생 3년 전 조현병 치료를 중단한 뒤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안인득 / 피의자 (지난 2019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왔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불이익을 당해오고 이러다 보면 화가 날 대로 나고…"

4년이 지났지만, 이웃들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이사 간 사람들도 있어. 무서워서. 여기 살다가 좀 힘들어서 나간 사람도 있고."

사건 이후 이 아파트 한 동에서만 거주민 80여 가구 중 20여 가구가 떠났습니다.

안인득 사건으로 초등학생 딸과 어머니를 잃은 금모 씨는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금모 씨 / 피해자 유족]
"숨넘어가는 걸 옆에서 다 지켜봤고 피가 나는 걸 봤는데 정상적으로 살아진다면 그것이 이상한 거 아니에요?"

당시 가족들은 안인득의 정신병원 입원을 원했지만 본인 거부로 치료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금모 씨 / 피해자 유족]
"(안인득 가족들이) 치료한다고 동사무소도 뛰어다니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 상담받으러 갔다 왔다고 하고. 형님이, 동생이, 오빠가, 누나가 뛰어다니면 뭐 하냐고. 자기가 아니라고 하면, 치료가 안 되는데."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조현병을 앓는 30대 딸을 둔 아버지 A씨. 

누군가 끊임없이 지시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딸은, 밤마다 집을 나가 남의 건물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질환자 가족]
"빈 사무실이라든지, 계단이나, 비어 있는 데를 들어가는 거죠. 그러다가 들키면 무단침입죄로 경찰이 데리고 가고 제가 데리고 오고. 그런 게 반복이에요."

정신보건법상 경찰은 본인이나 타인을 해할 위험이 큰 정신질환자를 응급입원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물리적 폭력이 없다며 번번이 입원시키지 않았습니다. 

결국, 딸을 24시간 감시하다 지친 부부가 보호입원을 결심했지만, 이번엔 병상이 발목을 잡습니다. 

[정신질환자 가족]
"입원시키기 위해서 차에 태우고 그냥 밤새 돌아다녔어요. 병원들 전화하면 병실이 없다고 하고. (딸은) 왜 병원에 가느냐고 원망만 하는 거죠."

[이해우 / 서울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치료가 잘 유지되고 있지 않거나 급성기 증상들이 계속 빈번하게 나타났었을 때 자해 타해 행위들이 일부 나타나실 수 있죠. 의학적으로 치료를 받으신다면 그런 위험성들은 그렇게 높지 않다."

치료만 꾸준히 이루어져도 완치율이 70%에 달한다는 조현병.  

전문가들은 제2의 안인득이나 서현역 최원종 같은 사건을 막기 위해선 법으로 공공 입원이나 강제 치료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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