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팝업 스토어, 신제품이나 브랜드 홍보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죠.
빨리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데 여기서 나오는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성수동에선 매달 평균 90개 팝업스토어가 생겨났다 없어집니다.
유행의 성지라는 명성과 함께 쓰레기 지옥이라는 오명도 얻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다시 가봤습니다.
젊은이들로 붐비는 성수동 거리.
한 집 건너 한 집이 팝업스토어일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찼습니다.
신제품, 한정판을 구매하기 위한 대기줄은 매장 밖까지 길게 늘어섰습니다.
[정유경 / 경기 연천군]
"포토카드, 책갈피, 렌티큘러(입체카드), 스티커 등등 구매했어요."
인파가 넘치는 만큼 각종 쓰레기도 넘쳐납니다.
쓰레기들 중 대부분은 이런 종이 상자와 비닐 같은 포장 쓰레기들인데요.
도로 한켠엔 아직 뜯지 않은 엽서나 포스터도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습니다.
[이지혜 / 서울 성북구]
"앨범을 사서 그 안에 있는 포토카드만 꺼내고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죠."
골목 곳곳에선 쓰레기를 가득 실은 철거 트럭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매장이 들어서고 철거되기를 반복하다보니 각종 폐기물이 쏟아지는 겁니다.
[A 철거업체 관계자]
"다 버리는 거죠, 철사하고 나무 같은 것들. 저기 집게차로 바로 버리는 거예요."
철거된 철제 구조물과 목재가 실린 트럭들은 도로 한 켠을 점령하곤 합니다.
[B 철거업체 관계자]
"폐기물은 버리는 경우가 많고요. 공장에 쌓아 비축해 뒀다가 한꺼번에 버리기도 하고."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된 이후 성동구의 하루 평균 사업장 폐기물은 4년 전의 10배, 500톤이 넘습니다.
양도 양이지만 처리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현행법상 5톤이 넘는 건설 폐기물은 분리배출과 재활용 실적을 지자체에 보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 폐기물은 보통 3톤 내외여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는 겁니다.
[서울 성동구청 관계자]
"(5톤 미만) 처리 물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신고나 허가 규정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매장을 철거하고 나온 폐기물은 처리 비용이 더 들어가는 재활용 대신 곧장 소각장으로 향합니다.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
"몽땅 때려넣어서 선별하기 힘들고 하니까 소각장으로 보내는 거예요."
팝업스토어가 새로운 소매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별도의 폐기물 처리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
"팝업스토어를 짓는 데 들어가는 자재들을 표준화, 모듈화하는 방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환경부도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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