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 10일,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이 스토킹 피해자라는 발언을 했죠.
사건 당시 숨진 60대 여성의 가족들은 최원종의 변명에 불과하다며 감경 없는 엄중 처벌을 호소했습니다.
사회1부 백승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Q1. 수사 결과부터 먼저 짚어보죠. 경찰은 피의자 최원종이 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습니까?
우선 사건이 검찰로 넘겨지던 날, 카메라 앞에 선 최원종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원종 / 피의자]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제 집 주변에 조직 스토킹 스토커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제 집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최원종의 진술 등을 토대로 피해망상 때문에 벌인 범행으로 결론지었습니다.
Q2. 피해자 유족이 이런 최원종의 말들에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구요?
네, 최원종이 자신이 스토킹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반성문을 쓰겠다고도 밝혔는데요,
피해 유족은 최원종이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사건 당일 최원종이 인도로 몰았던 차에 치여 숨진 60대 여성, 고 이희남 씨의 남편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고 이희남 씨 남편]
"지금 사람이 죽었고 피해자가 생겼는데 그거로 인해가지고 뭐 어떻게 감형을 하고 내가 반성을 했다. 이런 게 어필이 되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니다."
Q3. 감경을 걱정하시는 것 같네요?
최원종이 과거 조현성 인격장애로 진단 받았고, 범행동기도 피해 망상으로 나오면서 심신 미약으로 감경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법적 용어론 이를 '책임 감경'이라고 하는데요.
'책임 능력이 부족하다'고 봐서 형을 줄여주는 걸 말하는 겁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심신미약이) 인정이 될지 안 될지 지금 알 수 없을 정도로 지금 조현성 스펙트럼이기 때문에 상당히 지금 쟁점이 될 걸로보여요 재판정에서."
하지만 심신 미약으로 인정되기 쉽지 않을거란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원종은 하루 전 흉기를 구매하고 범행 장소도 미리 가 보는 등 계획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감경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채다은 / 변호사]
"재판 중 정신감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예전에 비해 정신병력만으로 심신미약 감경이 쉽게 인정되지는 않는 추세입니다."
Q4. 유족분들이 숨진 이희남 씨의 생전모습을 공개했다구요?
네, 지금 보시는 영상 속 여성이 고 이희남 씨입니다.
사건이 발생하던 날 부부는 9월로 예정됐던 해외 여행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고 있었는데요,
한순간에 최원종의 차가 인도를 덮친 겁니다.
[고 이희남 씨 남편]
"갑자기 차가 지나가는 거예요. 인도에 무슨 차가 있지 순간적으로 제가 정신을 못 차렸어요. 우리 집사람해가지고 가니까 벌써 쓰러져가지고. 우리 집 카카오톡 방 제목이 '행복한 우리집' 입니다. 이 행복한 우리집이 찰나 1~2초 만에 완전히 풍비박산이 난 거에요. 아니 이런 날벼락도 날벼락이 없습니다."
유족 측은 가해자만 주목받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이희남 씨의 생전모습을 공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바라는 건 14명의 무고한 사상자를 낸 최원종이 감경 없이 엄벌에 처해지는 거라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백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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