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을 죽이고 수감된 무기수가 교도소 안에서 또 살인을 저질렀다면 어떤 판결을 받아야 할까요.
대법원이 며칠 전 그 답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 처음 취재한 성혜란 기자 나왔습니다.
Q1. 교도소 안에서 믿기 어려운 살인 사건이 있었죠?
사건은 2021년 12월 공주교도소에서 일어났습니다.
출소를 석 달 앞둔 재소자가 멍투성이 시신으로 돌아온 건데요.
[피해자 유족(지난해 1월)]
"배 부분에 심한 멍 자국, 피멍과 팔다리의 멍과 어떻게 생겼을지 모르는 피딱지들이…."
20대 무기수 이모 씨가 동료 재소자 A씨를 식판·샤프로 만든 흉기로 때리거나 권투 연습을 한다며 수시로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공주교도소 출소자(지난해 1월)]
"살이 살끼리 이렇게 닿기 때문에 충분히 소리가 나잖아요. 하루에 대략적으로 1시간 정도 그런 소리가 들려요."
"'어차피 무기수라 사람 하나 더 죽여도 똑같다'며 재소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국민 신문고 민원까지 올라왔지만, 살인은 막지 못했습니다.
Q2. 그래서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죠?
네 "무기징역 이하의 형이 어떤 의미일지 의문"이라며 항소심으로선 7년 만에 처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사형을 구형한 검사의 이야기입니다.
[유호원 / 대전지검 공주지청 검사]
"강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 불과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아서 다시 교도소에서 사람을 살해한 것이어서 사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3. 하지만 최종심인 대법원 판단은 달랐죠?
한마디로 사형은 과하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확실한 고의'가 아니라 '누적된 폭행'으로 인한 사건으로 판단했고, 피해자도 한 명에 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족들은 울분을 토했습니다.
[피해자 유족(지난 13일)]
"'무기징역수니까 사람 하나 죽여도 또 무기징역이야' 그렇게 협박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죽였는데 가해자의 생명만을 유지를 시켜주시려고 하는 그런 가치가 있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Q4. 무기징역을 받으면 가석방도 가능한 것 아닙니까?
무기징역의 경우 20년의 형기를 채우면 가석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항소심은 사형이 집행되지 않더라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사형 선고가 의미 있다고 봤는데요.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사형은 고유의 형벌로 존재하는 것이고, 실질적인 종신형을 집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고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Q5. 대법원은 7년째 사형 선고를 하지 않고 있죠?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혐의로 2016년 사형이 확정된 임병장 이후 7년간 사형 선고가 없습니다.
사형 집행은 더더욱 1997년이 마지막입니다.
결국, 실질적 법정 최고형은 무기징역이 된 셈인데 무기수 추가 범죄에 대한 엄벌과 교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보다 성혜란 기자였습니다.
성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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