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가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끝내 가결했습니다.
나라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이번 조치로 경제와 안보 분야 등에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6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던 야당 의원들이 법안 투표 직전 퇴장합니다.
"수치스럽다! 수치스럽다! 수치스럽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의 이른바 '사법 정비 법안'은 끝내 가결됐습니다.
[아미르 오하나 / 이스라엘 국회의장 : 의원 여러분,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찬성 64표, 반대 0표, 기권 0표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스라엘 의회가 표결하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극우 우파 연정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정부를 견제할 방법이 사실상 사라진 것입니다.
50만 명이 참여한 '사법부 무력화' 반대 시위가 일곱 달 넘게 이어졌고, 의회 앞에서 밤샘 연좌 농성까지 벌어졌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마이클 / '사법부 무력화' 반대 시위자 :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여기 모였습니다. 우리는 불복종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동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로 꼽혔던 이스라엘은 이번 법안 통과로 안보와 경제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법안에 반대한 예비군 수만 명이 복무 거부를 선언하면서, 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대치하고 있는 전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기술 국가로 이끈 스타트업 기업 70%는 혼란을 피해 일부 사업을 해외로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분열을 우려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법정비를 서두르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국민을 합의로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야이르 라피드 / 전 총리·야권 지도자 : 슬픈 날입니다. 성전이 파괴된 날입니다. 증오의 날입니다. 연립정부가 축하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축하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의 유대국가 해체를 축하하는 건가요?]
여기에 법안을 설계한 법무부 장관이 사법 체계 개편을 위한 추가 입법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의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용성입니다.
영상편집 : 고창영
그래픽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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