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에서 만취한 사람의 스마트폰을 잠금 해제한 뒤 수천만 원을 빼간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다음날 기억조차 못 할 정도로 술에 취한 사람들을 노린, 신종 퍽치기 수법으로 보입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늦은 밤 서울 강남.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이끌려 골목을 지나갑니다.
기둥 뒤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제압된 취객의 손가락은 휴대전화 잠금을 푸는 데 사용됐고, 계좌에선 돈이 빠져나갔습니다.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구 유흥가를 돌며 만취한 사람을 노려 돈을 빼앗은 혐의로 32살 남성 장 모 씨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장 씨가 지난 1년 동안 가로챈 돈은 모두 5천5백만 원.
취객의 계좌에 충분한 돈이 없으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대출을 받아 이체하기도 했습니다.
[A 씨 / 피해자 : 사무실에 있는 PC에서 카카오톡을 보니까 카드론을 돈을 찾아서 카드론을, 휴대전화에 있는 토스(앱)를 통해서 1천만 원을 인출했더라고요.]
그런데 장 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A 씨 / 피해자 : 다음 날 아침에 전화가 왔어요. 저한테 다짜고짜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소리를 하는 거죠. 제가 자기 아내를 끌어안았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피해자들에게 다음 날 전화를 걸어 '차량에 토했다'는 등의 거짓말로 협박해 돈을 더 뜯어낸 겁니다.
피해자들이 술에 취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 악용했습니다.
[피의자 장 씨 (피해자 통화 내용) : 저희 집사람 옷에도 토했어요. 차 보셨겠지만, 신형인 거 아시죠? 시트하고 다 바꿔야 해요. 40만 원 먼저 어떻게 해주세요.]
잇따른 신고로 범행을 인지한 경찰은 지난달 30일, 강남구 선릉역 인근 거리에서 장 씨를 체포했습니다.
이미 사기 등 전과 17범인 장 씨는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장 씨처럼, 스마트폰의 보안이 허술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신종 '퍽치기범'이 더 있을 수 있다며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영상편집: 문지환
그래픽: 지경윤
화면제공: 서울 강남경찰서
YTN 강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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