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셀프 주문 팁이 25%?…해도 너무해

채널A News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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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선 식당이나 카페에서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 문화가 있죠.

그러잖아도 요즘 팁 가격이 급등해 부담이 큰데, 종업원이 없는 셀프 계산대에서도 팁을 부과하자 미국 소비자들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세계를 가다, 워싱턴 이은후 특파원입니다.

[기자]
워싱턴 DC 내 대학 인근의 상점가.

음식점에 들어가 샌드위치 2개와 음료를 주문하고, 담당 직원이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음식 가격은 세금 포함 47.89달러, 우리 돈으로 6만 3천 원 가량 됩니다.

담당 직원에게 줄 팁은 최소가 음식값의 18%입니다.

최대 25%까지 제시하는데, 중간 값인 20%를 선택하면 우리 돈으로 1만1500원이 넘습니다. 

원래 음식값의 15% 정도를 주는 게 암묵적인 룰이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종업원들의 수익이 줄자 팁 비율이 올라간 겁니다.

[알렉스 / 식당 매니저]
"코로나 이후로 팁 가격은 하늘을 찔러요. (사실상) 선택권이 없고, 20% 정도는 내야 하죠. 정말로요."

배달앱을 이용해 주문할 때도 팁이 부과됩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32.93달러, 우리 돈 4만3천원 가량의 닭 한 마리 세트를 주문했더니 배달비가 약 18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2만4천 원인데, 이 중 배달원 팁이 8달러, 우리 돈으로 만 원이 넘습니다.

[키즈르 / 대학생]
"배달 팁을 따로 받는 게 항상 마음에 안 들었어요. 배달비가 전체 주문 비용의 절반이나 될 때도 있거든요. 차라리 외식을 나가는 편이에요."

문제는 팁 가격이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도 가라앉지 않는 건데요.

최근엔 서빙 등의 서비스가 없는 곳에서도 팁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 음료 전문점의 셀프 계산대에서 주문을 했더니 최대 25%의 팁을 선택하라는 화면이 뜹니다.

또 다른 카페는 포장 주문인데도 팁 선택을 요구합니다.

팁을 내지 않는 것도 선택 가능하지만, 점원이 지켜볼 때가 많아 사실상 팁을 강요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에밀리 / 서비스업 종사]
"기계에 낸 팁이 어디로 가는지, 그냥 돈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점원이 내가 무슨 버튼을 누르는지 보고 있으면 팁이 의무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팁도 오르는 게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알렉스 / 식당 매니저]
"팁 가격은 인플레이션과도 연관이 있어요. (지금과 같은) 팁이 없으면 전 파산할 거예요. 왜냐면 기본 임금을 (물가가 오른 만큼) 많이 못 받고 있거든요."

미국 내에선 소비자들이 더 반발하기 전에 '적절한 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승은


이은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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