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없는 살인 사건에서 DNA 감식으로 범행을 입증한 사건들,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엔 분석 기술이 더 발전해 검출된 DNA가 인체 어느 조직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하거나, 남성의 정액만으로 용의자가 대략 몇 살인지 추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유명한 고유정 사건.

비교적 작은 체구의 고유정이 건장한 체격의 전남편을 어떻게 살해한 것인지에 특히 관심이 쏠렸습니다.

[고유정 /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지난 2019년) : 왜요?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긴급체포합니다. 수갑.) 왜요. 그런 적 없는데 제가 당했는데.]

단서는 차량 내에서 발견된 담요였습니다.

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과 피해자의 DNA가 나오면서 음식에 졸피뎀을 넣은 뒤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고의 범행이 입증돼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지난 2015년 60대 여성 집주인이 살해당한 뒤 시신이 육절기에 훼손되고 유기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살인을 입증해낸 건 육절기에서 검출된 피해자의 DNA, 인체조직이었습니다.

최근엔 인체 어느 조직인지까지도 판별할 수 있게 돼, 검출된 DNA가 피해자가 숨지지 않고선 발견될 수 없는 뇌나 심장 조직인 것으로 드러나면 살인의 유력할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017년에 발생한 친족간 미성년 장애인 강간 사건, 여기서도 DNA가 범인을 잡아냈습니다.

피해자는 지적 장애가 있던 딸 A 씨.

피해자 이불에선 정액이 검출됐는데, 당시 집에는 친부 B 씨와 아들 C 씨가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Y염색체가 동일해 자칫 현장 DNA 훼손으로 Y염색체만 검출된다면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수사 결과 친부 B 씨의 범행으로 밝혀지긴 했는데, 이르면 내년 도입될 새 분석 기술을 활용한다면 정액의 Y염색체만으로도 용의자 나이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이환영 /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 남성 가해자의 나이를 5~7세 정도 오차로 추정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클럽 등에서 신원을 모르는 사람에 의해서 성폭행이 이뤄지면 수사가 매우 어려운데 범죄를 좀 더 빠르게 해결하게 할 수 있습니다.]

과학수사는 가해 남성의 DNA가 검출 안 된 성폭력 사건까지 잡아내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생식기 미생물을 통해 성 접촉 흔적을 찾아내는 방... (중략)

YTN 최민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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