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 시신 보름 넘게 수색…진척 없어
지난여름 물난리·이기영 오락가락 진술…’난항’
시신으로 사망 시각·살해 방법 추정 가능
시신 없으면 살인 혐의 입증 어려워져
’시신 없는 살인’ 고유정 사건…무기징역 확정


이기영이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핵심은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름 넘게 이어지는 수색 작업은 여전히 진척이 없고, 이기영의 거짓말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는데, 이대로 시신을 찾지 못하더라도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

박정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경찰은 이기영이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지난달 27일부터 시신 수색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동대와 드론 등을 동원하고 수색 범위도 한강 하구까지 넓혔지만, 보름이 넘도록 허탕입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초 시신을 묻었다고 진술했는데, 그즈음 내린 폭우로 시신이 이미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놓고 이기영이 말을 바꾸는 등 혼선을 초래해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살인 범죄에서 시신은 가장 강력한 물증이 됩니다.

사망 시각과 살해 방법 등을 추정할 근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신이 없으면 피해자가 숨진 게 맞는지, 타살된 건지 증명하기 어려워지고, 살인 혐의 입증은 난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신을 찾지 못했다고 유죄 판단을 받을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19년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도 시신을 심하게 훼손해 바다 등 여러 장소에 유기한 탓에 끝까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범행 장소 곳곳에서 피해자 혈흔이 나온 데다, 여기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며 살인의 간접 증거로 인정된 겁니다.

결국, 얼마나 확실한 간접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혐의 입증의 관건입니다.

[오윤성 / 순천향대 경찰학과 교수 : 혈흔과 가족들의 DNA 연관성이라든가 이런 걸 중심으로 공소 유지 위한 증거를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이기영의 전 여자친구 살해 혐의와 관련해 확보된 물증은 혈흔 정도.

경찰은 시신 수색 작업을 당분간 계속할 방침입니다.

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 여자친구 살해에 대해선 시신 없는 살인으로 기소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Y... (중략)

YTN 박정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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