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이루어지는 국빈 방문임에도 이번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미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 선물 보따리를 안기긴커녕 자국 중심주의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기차 보조금 대상자에서 한국 기업을 배제했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독일, 일본 등 모든 나라가 겪은 일이나, 미국이 그간 견지한 자유무역주의와는 상충하는 일이다. 미국에서 반도체 보조금을 받으려면 생산 수율 등 핵심 정보를 담아서 제출하라는 요구 역시 강대국의 독선으로 느껴질 법하다.
미국의 ‘횡포’는 경제 문제뿐만 아니다. 최근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펜타곤 문건 유출 사건 및 그에 대한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2013년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문서 유출 사건을 통해 한 차례 드러났던 사실이 또 한 번 확인되었다. 미국은 적뿐 아니라 동맹까지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그런 일이 드러난 후에도 직접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이 나서서 미국 편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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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주의 비판 있지만 탈 미국은 대안 아니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서 벗어나는 것은 우리의 길이 아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건, 심지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뛰어넘는 ‘독립’을 추구하기 위해서건, 우리가 택해야 하는 방향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더 깊숙이 뛰어들고 참여하는 것이다.
필자가 최근 번역해 출간을 앞둔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의 저서『칩 워: 누가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의 한 대목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7903?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