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中외교부장 "대만문제로 불장난하면 타 죽을 것"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한 데 대해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중 간 거친 외교 설전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베이징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중국 외교수장이 오늘 또 강경 메시지를 내놓았죠?
[기자]
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오늘 오전 상하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한 말인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누구든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겨냥한 행동을 취하면 우리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 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불에 타게 될 것입니다."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에 반대한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 발언의 취지를 거론했고, 어제 한중 외교당국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친 부장은 최근 '중국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도전한다'거나 '무력이나 협박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한다'는 등의 괴담을 자주 듣는다고도 말했는데요.
"이런 발언은 최소한의 국제상식과 역사 정의에 어긋나며 그 논리는 황당하고, 그 결과는 위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불장난'은 앞서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썼던 표현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만 문제를 언급할 때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한편, 우리 정부가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는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은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라고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과 관련 언급이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 민감한 모습입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어제(20알) 공식 브리핑을 통해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남북한 문제와 비교한 것을 두고도 반박했습니다.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 회원국인 주권국가입니다.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그 성격과 경위가 완전히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말참견 말라'는 말은 지난 2월 말 박진 외교부장관이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을 때도 사용했는데, 국가 정상을 상대로 사용한 것은 더욱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의 이 같은 강력 반발은 오는 2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대만 관련 논의에 앞서 견제구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매체들도 높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불평등한 한미동맹 탓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실용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아부하기 위한 충성의 표시로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한국 등 동맹국을 결집해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국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으로서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대중국 디커플링에 동참할지 여부도 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을 다녀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20일 우루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면서 마크롱 대통령과도 같은 취지로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백악관 발표와 달리 우크라이나전 종식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는데요.
대만 문제는 직접 거론하는 대신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항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을 지지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자는 바람을 공유했다"고만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라고 규정짓고 미중 어느 편에도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데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사실상 친중 발언으로 해석되며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앞서서도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앵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은 그동안 대만의 APEC 참석을 차단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대만은 총통이 지명한 대표가 대신 참석해야 했었는데요.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에는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의 장중머우 전 회장이 대만 대표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중간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대만 챙기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차이 총통을 초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미국 공화당 의원 21명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차이 총통의 APEC 초청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미국은 '자유로운 대만'을 지원하고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약속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이 총통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