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손해배상 소송을 맡고도 재판에 안 나가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돈으로 보상하겠다는 각서를 일방적으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10일 권 변호사 징계 절차를 개시할 방침입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자신이 맡은 학교폭력 배상 재판에 안 나가 소송을 지게 하고, 피해자 유족에겐 넉 달이 지나서야 알려 상고할 기회마저 놓치게 한 권경애 변호사.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도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무법인 주변 상인 : (법무법인) 직원들도 안 보이는 것 같아요. 원래 출근 다 하시는데, 어제부터 조용한 것 같아요.]

권 변호사는 지난달 말 자신의 잘못으로 소송에서 진 사실을 유족에게 알린 직후, 3년에 걸쳐 9천만 원을 갚겠다는 한 줄짜리 각서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개 사과문을 쓰라는 유족의 요청을 거부하며 내놓은 답이었습니다.

유족 측은 일방적인 통보인 만큼, 별도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임무를 저버리고 의뢰인에게 손해를 끼친 만큼 배임죄로 형사 처벌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다만 권 변호사가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건 분명한 만큼, 민사상 배상 책임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변호사 업계에선 법원에서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재판 일정을 꼬박꼬박 알리는데 세 번이나 안 나가며, 사유서조차 안 내고 패소하게 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라는 성토가 쏟아졌습니다.

[김민호 /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YTN 출연) : 변호사라면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요. 의뢰인을 위해서 법률 서면을 써줘야 하고 재판에서 변론해 줘야겠죠. 본인의 잘못을 미고지했다는 사실도 저희도 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10일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협회장 직권으로 이번 사안을 징계조사위원회에 부칠 예정입니다.

변호사 징계 수위는 견책부터 과태료, 정직, 제명 등으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성실 의무 위반만으로 정직 이상 중징계가 내려진 사례는 한 건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변협 관계자는 당사자 해명을 들어봐야겠지만, 그냥 덮고 넘어갈 사안이 아닌 건 분명하다며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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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나혜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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