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죽음으로 다른 이를 살리는 길, 바로 장기 기증인데요,
생명이 다해가는 사람들에겐 장기를 이식받는 게 유일한 희망이지만, 최근 기증 희망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도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68살이 된 전길권 씨가 동네 산책로를 가볍게 달려갑니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분 이상 걷는 것은 물론, 심하게 끓는 가래 탓에 누워서 잠을 자는 것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오랜 기간 앓아온 기관지확장증 때문이었는데, 지난 2019년 뇌사 기증자에게서 폐를 이식받으며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전길권 / 장기 이식자 : 다시 살게 해줬는데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까. 그런 일이 없었다면 벌써 몇 년 전에 떠났을 겁니다. 한없이 기쁘고 고맙죠.]
장기 기증은 이식을 받은 수혜자들뿐만 아니라 기증자의 유족에게도 이별을 극복할 힘이 됩니다.
다른 이를 살리고 세상을 떠난 가족을 생각할수록, 슬픔보다는 자랑스러움이 커지는 겁니다.
[홍은지 / 장기 기증자 자녀 : 저희 어머니가 기증하신 장기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려서 (이식자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간호사의 꿈을 키우고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하면서, 대를 이어 생명을 나누기로 결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김도엽 / 장기기증자 자녀 : 아버지께서 6명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가신 것에 대해서 되게 자부심 넘치게 생각하고. 아버지처럼, 숨은 영웅처럼 보이지 않는 데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희망했습니다.]
연간 장기 기증 희망자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각막을 기증한 지난 2009년 18만여 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난해엔 6만 명대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실제로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도 빠르게 줄어 지난해 400명을 겨우 넘겼습니다.
반면,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해마다 2~4천 명씩 늘어나면서 이제 5만 명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주려는 사람은 감소하는데 받고자 하는 사람은 증가하다 보니,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선 기약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엽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 : 기존보다 더 많이 기다리셔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실제로 기증자가 기증할 상황에서 기증을 해주셔야지 이식받을 기회가 있으신데요.] ... (중략)
YTN 윤성훈 (
[email protected])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2302252229515689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email protected],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