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이들 명의로 대포 통장 천 개 넘게 만들어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유령법인 대표를 못 찾으면 수사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는데 조직폭력배들이 우두머리였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원룸 문을 열고 들어가니 생활 쓰레기와 작은 가전제품이 어지러이 널려 있습니다.
대포 통장을 유통한 조직이 노숙인들에게 얻어준 숙소입니다.
[체포 경찰관 : "변호인 선임하실 권리가 있으니까 올라가시면서 선임하고 싶으면…."]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모두 38명.
3년 동안 대포 통장을 인터넷 도박 사이트나 전화사기 조직에 빌려주고 달마다 대여료를 받아서, 모두 212억 원을 챙겼습니다.
퍼져나간 대포 통장 천여 개를 통해 드나든 불법 자금은 12조 8천억 원에 이릅니다.
[고태완 /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2계장 : 별개의 전화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대구에 전문적으로 대포 통장을 개설하고 이를 범죄조직에 유통하는 조직이 있다는 범죄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하였습니다.]
범행은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 출신 총책 두 명이 옛 감옥 동료나 동네 선후배들로 조직을 꾸리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이어, 유령 법인을 설립한 뒤 법인 명의로 수십 개씩 가짜 통장을 만들었고, 통장 개설과 계좌 관리, 계좌 대여 등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범행을 감추기 위해 '열쇠쟁이' 같은 은어도 사용했습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유대관계가 끊긴 노숙인 세 명의 이름을 빌려 법인을 개설했는데, 숙식과 용돈을 제공하되, 두문불출하도록 했습니다.
유령 법인의 주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 기관이 추적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고, 그러면 계좌도 계속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경찰은 총책 등 핵심인물 6명을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또, 범죄수익 가운데 남은 47억 원은 몰수 보전하고, 금융사에 대포 통장들의 지급정지를 요청했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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