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우리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어젠 이란이 우리 대사를 불러들인데 이어, 오늘은 우리가 이란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였습니다.
이런걸 외교용어로 '초치'라고 하는데, 하룻새 양국이 맞초치하는 상황입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외교부가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공식 초치한 것은 2년 전 우리 선박이 이란에서 나포된 이후 처음입니다.
우리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에 대해 1시간 정도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
"(UAE) 우리 장병들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씀이었고 한국 이란 관계 등 이란의 국제관계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번 초치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어제 윤강현 주이란 대사를 초치한 이란 외무부에 대한 맞불 대응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이란 측은 풀리지 않고 있는 양국 현안도 다시 꺼내 우리를 압박했습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우리 시중은행이 동결하고 있는 70억 달러를 윤 대사 앞에서 언급하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겁니다.
2년 전 우리 선박이 나포된 사건의 원인 가운데 하나도 이란 자금 동결이 꼽힙니다.
[알리 라비에이 / 이란 정부 대변인 (지난 2021년)]
"만약 누군가가 인질범이 돼야 한다면 우리 자금 70억 달러를 근거 없는 구실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입니다."
히잡 시위로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는 이란이 여론을 전환하기 위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특별히 악화한 건 아니라고 본다"며 외교 분쟁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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