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장식 수술' 병원장에 징역형 확정

[앵커]

한 명의 의사가 동시에 여러 수술을 하는 것을 업계에선 '공장식 수술'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른바 '고 권대희 사건'에서 공장식 수술을 진행한 의사에게 대법원이 징역형을 확정했습니다.

이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7년 전, 고 권대희 씨는 성형수술을 받은 뒤 과다 출혈로 숨졌습니다.

당시 운영되던 수술방은 4개.

의료진이 환자에게 집중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해당 병원의 장 모 원장이 수술 3개를 동시에 진행했고, 6개월 차 신입의사가 이른바 대리수술을 한 사실이 모두 CCTV로 확인됐습니다.

장 씨는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며 권 씨의 지혈을 간호조무사에게 맡기기도 했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에게 대법원은 징역 3년과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2심은 이른바 '공장식 수술' 구조를 언급하며 과다출혈 발생을 면밀히 살피지 못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가 숨졌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법리 오해가 없다고 봤습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의사 이 모 씨와 신 모 씨는 각각 과실치사죄로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간호조무사 전 모 씨는 선고유예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유족 측은 이번 선고가 공장식 수술을 막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환자가 동의하지 않은 유령대리 수술과 분업식 공장 수술은 범죄 수술인데 판례가 꼭 필요했습니다. 제2의 권대희와 제2의 권대희 유족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다만 의료법 위반 금고형 이상이어야 면허가 취소되는 현 법규상 과실치사 혐의로만 금고형을 받은 동료 의사들은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권 씨 사건은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의 단초가 됐고 국회를 통과해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동훈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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