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회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제안을 하나 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서로 아픔을 보듬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자는 겁니다.
[민병덕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유족들 중에서는 나와 같은 아들과 딸이 사망한 다른 부모들을 좀 만나보고 싶고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의하고 싶고 그러겠다고 합니다.]
이 장관은 유족들이 원한다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행안부에 유족의 연락처는 물론 명단도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저희가 지금 그 자료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누가 가지고 있습니까?) 그건 아마 파악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정보가 없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에 이 장관은 발끈하더니,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아니, 실제 안 가지고 있는 거를 그렇게 윽박지른다고 제가 정보가 저절로 생깁니까?]
급기야 왜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느냐며 억울함까지 토로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 기본적으로 의원님들께서 국무위원이 하는 말을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이 장관 설명과 달리 행안부는 유가족의 명단과 연락처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 이틀 뒤, 서울시가 희생자 명단과 유가족 연락처 등을 엑셀 파일로 정리해 재난안전 주무 부처인 행안부에 전달한 겁니다.
유가족 정보가 빠진 자료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은 유족의 이름 또는 사망자와의 관계, 그리고 연락처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행안부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유가족들을 찾아내 지방세를 감면해 주는 데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참사 직후부터 행안부 실무자는 유가족 정보를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었는데 정작 장관만 그 사실을 몰랐던 셈입니다.
왜 국무위원을 못 믿느냐고 큰소리를 쳤지만,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이상민 장관.
참사 대응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으며 잇따라 구설에 오른 데 이어, 다시 한 번 신뢰에 흠결을 남기게 됐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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