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년고도 경주에 있는 불국사나 석굴암 같은 소중한 문화재도 태풍이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훼손된 문화재가 서른 개가 넘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인 경주 석굴암.
경내로 진입하는 길목이 돌과 나무로 막혔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화장실을 덮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석굴암은 출입문을 닫고 탐방객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석굴암 관리소 관계자]
"명절 때 많이 옵니다. 올해 명절은 어떻게 될지 몰라요. 지금 산이 무너져 있는데, 문을 열고 닫고 하겠어요."
또다른 명승지인 불국사도 태풍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극락전 기와들이 떨어져 나가고, 주변 나무들이 쓰러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불국사 관리사무소 관계자]
"여긴 전쟁이었지 뭐. 등산로에서 물이 넘으니까 여기로 전부 쏟아붓는 거예요. 태풍 오면 피해에요. 무조건."
신라시대 왕족들의 무덤이 몰려있는 고분군.
한쪽 면이 파헤쳐져 누런 흙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천년을 버텼지만, 힌남노의 위력 앞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신라 경덕왕 시절 만들어졌다는 굴불사지 석조사면 불상.
연등과 철제 구조물이 뒤엉켜 불상 앞을 덮쳤습니다.
불상은 쏟아진 토사에 엉망이 됐습니다.
탐방객들은 문화재가 훼손된 것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김종관 / 탐방객]
"파손 된 걸 빨리 수습해가지고 다시 정상으로 돌릴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훼손된 전국 문화재는 32건, 경북지역의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문화재청은 훼손된 문화재에 대한 긴급 보수에 나섰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조성빈
배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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