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쌍 무료 결혼…마산 신신예식장 문 안 닫는다
[생생 네트워크]
[앵커]
경남 창원 마산에는 50년 넘게, 거의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준 예식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예식장을 운영하던 대표가 쓰러지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는데 부인과 아들이 운영하기로 하면서 명맥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고휘훈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골목.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친 3층 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화사한 분위기의 외벽과는 달리 안에는 빛바랜 사진들이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1967년 문을 연 신신예식장입니다.
54년 동안 이곳에서 화촉을 밝힌 이들만 1만5천여 쌍에 이릅니다.
예식장을 운영해 온 이는 올해 90살의 백낙삼 대표.
돈이 없어서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사진값 등 최소 비용만 받고 예식을 치르도록 도왔습니다.
그러던 백씨가 지난 4월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팔다리가 마비돼 현재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백씨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예식장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오랜 손때가 묻은 예식장을 닫을 수 없다고 판단한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예식장을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렵고 힘든 분들, 저렴하게 결혼식을 올려주시는 일을 자부심을 느끼고 하고 있었고, 이제 제가 아버지가 없는 자리를 채워야 되지 않나…"
투병 중인 백씨는 하루빨리 예식장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걱정해요. 가면 물어봐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주례도 집안에 어르신분이 학교에 교장하시던 분이 와서 선다고 하니 미리 알고 있더라고요. 누가 얘기했는지."
아내와 아들은 예식장을 찾고,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는 한 신신예식장은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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