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제징용 피해자에 또 99엔 지급…"악의적 모욕"
[앵커]
일본이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후생 연금 탈퇴 수당으로 또다시 99엔, 우리 돈으로 천원도 안되는 돈을 보내 논란입니다.
올해 93살인 강제징용 피해자, 그리고 시민단체는 '악의적인 모욕'이라며 분노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93살의 정신영 할머니. 할머니는 1944년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의 군수공장으로 끌려갔습니다.
당시 15살이었습니다.
1년 7개월간 고초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당시 후생 연금 탈퇴 수당을 받지 못했습니다.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할머니는 지난해 탈퇴 수당을 신청했습니다.
"기록이 없다"고 발뺌하던 일본연금기구는 지난달 초 정 할머니 통장에 탈퇴 수당을 보냈습니다.
931원, 환율을 고려하면 99엔으로 추정됩니다.
화폐가치 변동을 무시한 채 77년 전 금액을 그대로 보낸 겁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물어보고 싶습니다. 휴지라도 사라고 보냈는가, 과자라도 사 먹으라고 보냈는가."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그동안 후생 연금의 존재 사실조차 숨겨왔습니다.
지난 2009년과 2014년에도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99엔과 199엔씩을 지급해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일본은) 또 한 번 피해자들을 우롱했다. 한마디로 '악의적인 모욕' 이외엔 더 이상 설명할 길이 없다."
시민단체는 정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습니다.
'한일관계 복원'을 구실로 '미쓰비시 국내 자산 매각' 등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해서 지금 당당하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 무엇이 아직 해결이 안 되었는지, 우리한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무엇을 주장할 것인지, 이 노력을 해야…"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강제징용 #99엔 #931원 #민관협의회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