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16과목 시험답안 해킹한 고교생…“전교 등수 상위권”

채널A News 20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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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 지역 고교생 두 명이 벌인 대담한 해킹으로 지난 한 주 시끄러웠습니다.

'사건을 보다' 성혜란 기자와 짚어 봅니다.

Q1. 고교 2학년생이라던데 대체 몇 과목이나 해킹한 건가요?

A1. 네 모두 16과목인데요

당초 알려진 기말고사 9과목 외에도 중간고사 7과목까지 시험지와 답안을 유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고2 동급생인 두 사람의 범행 마치 첩보영화 같았는데요.

늦은 밤 학교 외벽 난간과 배수관을 타고 올라가 잠기지 않은 창문을 열고 교무실로 들어갔고요.

이 중 컴퓨터에 능숙한 한 명이 교사의 컴퓨터에 걸린 비밀번호를 무력화시키고 직접 만든 컴퓨터 화면 자동저장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문제 출제가 끝날 무렵 같은 방식으로 교무실에 침입해 저장된 화면, 그러니까 시험 문제와 답이겠죠, USB 저장장치에 담아 나왔습니다.

컴퓨터 한 대당 걸린 작업 시간 20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이들 중 한 명이 쓰레기통에 답을 적은 종이를 찢어 버리는 걸 의심한 동급생 제보로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Q2. 이런 해킹 프로그램을 정말 고등학생이 만들 수 있는 겁니까?

A2. 직접 보안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는데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화면 자동저장 프로그램에 자체적 개발한 코드를 추가했을 걸로 보고 있었습니다.

저도 전문가에게 받은 링크로 접속했더니 간단히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었고요,

작동 시키자 노트북 화면이 지속적으로 캡쳐되는데도 일반 사용자라면 눈치 채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김명주 / 교수(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지식이 없어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킹할 수 있다…. (노트북을) 별도의 보안이 잘 되는 곳에 보관 한다든지 외부와 공간 분리를 명확히 해야 되는 것도 필요해졌다."

Q3. 그래서 선생님들도 눈치 채기 어려웠겠군요.

A3. 이 학교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부 교사가 이상 징후를 느끼기는 했다고 합니다.

[광주 ○○고 재학생]
"수업 도중에 자꾸 컴퓨터가 오류가 나거나 그러니까 '컴퓨터가 이상하다, 자꾸 캡쳐되고 그런다'라고 이야기를 하셨던 게 기억이 나긴 나는데…."

하지만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로선 알기 힘든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이라, 문제 유출을 의심하지는 못한 걸로 보입니다.

Q4. 해킹을 한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손꼽히는 모범생이라 더 의심하기 어려웠다면서요.

A4. 네 친구들에 따르면 공부도 잘하고 학생회 활동에도 적극적인 친구들이어서 많이 놀라고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킹 가담 고교생 지인]
"이번에 진짜 열심히 (공부)했구나 생각했는데 이제 이 사건이 터지면서 아니게 된 거죠. '내가 안 했다' 이렇게 주장했는데 결국엔 해가지고 좀 실망했죠."

친구들은 이번에 적발된 고교생 2명 모두 전교 등수가 높았고 대학에서 각각 컴퓨터와 치의학 관련 학과 진학을 준비한다고 했는데요.

조금 더 높은 성적을 받고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Q5. 부정하게 받은 시험 점수는 그럼 0점 처리되나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A5. 학교 측은 재시험을 치를지 퇴학을 시킬지 등을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정한다는 입장이고요.

이들은 현재 학교의 시험업무를 방해하고 학교 건물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만약 악성 프로그램 설치로 전산망에 장애를 일으킨 혐의도 인정되면 처벌은 더 무거워 질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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