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 여수에서는 20대 남성이 파출소에 화살총을 쐈습니다.
파출소에 경찰관이 7명이나 있었는데, 숨느라 바빠 범인을 놓쳤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기자]
복면을 쓴 20대 남성이 파출소 현관을 열고 중문 문틈 사이로 뭔가를 끼워넣습니다.
그러더니 화살총을 쏘고 달아납니다.
화살은 아크릴 가림판을 뚫고 경찰서 내부 벽에 그대로 박혔습니다.
당시 파출소엔 경찰관 7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제대로 대처한 경찰관은 없었습니다.
책상 밑에 숨어 경찰서 상황실에 전화로 지원 요청을 한 게 전부였습니다.
범인이 빠져나간 뒤에도 20분 동안 아무도 쫓아가지 않았습니다.
[파출소 관계자]
"최초에 직원들이 총소리로 판단해서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추적하지 못한 부분은 저희 잘못입니다."
경찰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남성은 화살총을 들고 일대를 활보했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수차례 옷도 갈아입고 여장까지 했습니다.
파출소에서 50m가량 떨어진 공중전화 부스인데요.
범인은 이곳에 소지품을 놓고 범행 후 다시 챙겨 달아났습니다.
경찰이 남성을 붙잡은 건 범행한 지 12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인근 상인]
"불안하고 놀라죠. 당연히. 경찰의 신뢰가 떨어지는 건 사실 아닌가요. 신뢰가 떨어지다보니까 사람들이 함부로 하는거 같아요."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화살총을 구입했고, 사격 연습을 하기 위해 파출소를 골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수 경찰서 관계자]
"황당무계해요. 돈이 필요하니까 나는 은행을 털려고 한다. 연습 삼아서 파출소를 한 번 해본다. 이렇게 이야기를."
부실 대응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당시 당직근무 중이었던 순찰팀장을 대기발령시켰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변은민
공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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