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찾을까 이사 못 해"…애끓는 부모들
[앵커]
가정의 달이라지만 오랫동안 실종된 아동들의 부모들에게는 가슴 아픈 5월입니다.
수 년째 전국을 돌며 아이들을 찾고 있지만 아이들을 찾지 못한 장기 실종아동의 부모 네 명을 한채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하얗게 색 바랜 전단지가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세월을 말해줍니다.
129년, 네 명의 장기실종아동 부모들이 아이를 잃어버린 기간입니다.
염남이 씨는 아들이 돌아올까 30년 넘게 이사도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집에서 살고 있어 지금, 혹시라도. 어릴 때 입던 반바지도, 그 시절. 엄마 돌아가시고, 내가 이사를 못 가. 혹시라도 올까 싶어서."
전길자 씨는 인생의 절반 넘는 49년의 세월 동안 정훈이를 찾고 있습니다.
"살며시 나와서 대문을 팍 열면서 나도 모르게 정훈아! 불렀어요. 근데 셋이서 똑같이 도너츠를 먹고 있는데 정훈이만 없는 거야."
아들을 그리다 어머니는 결국 몸져 누웠고, 아버지도 이제 백발 노인이 됐습니다.
"(동훈이) 어머니가 17년을 찾아다녔어요, 전국적으로. 그러다 요즘은 뇌출혈로 완전히 쓰러져버렸어요."
실종 아동 부모들은 죽기 전, 단 한 번만이라도 아이들을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뿐입니다.
"방송을 보게 되면 아빠한테 연락 좀 해주고. 지현이를 아빠가 꼭 찾고 있다는 걸 알아줘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서 실종된 지 20년이 넘는 장기 실종아동은 모두 600명이 넘습니다.
꿈에서라도 나올까…장기실종자 가족에겐 더욱 가슴 시린 5월, 가정의 달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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