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측 "책임감 있게 약속 지킬 것"…문 대통령 "안보 빈틈 없어야"
[앵커]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것을 둘러싸고 신구권력간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장보경 기자.
[기자]
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윤 당선인의 직접 발언은 오늘 없었습니다.
대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오늘 "제대로 일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바람을 알고 있다"며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으로 브리핑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일 잘하는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고,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 국민부담으로 남겨두지 않겠다고 말하며,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여론은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과정을 잊지 않고 챙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5월 10일부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 임기 만료 전에 시쳇말로 방을 빼라는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닙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국군통수권자이자 행정 각부 통할의 자로서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상징성을 갖고 저희가 책임감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
윤 당선인은 오늘 인수위원회 간사단회의를 주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방역체계를 과학적 기반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방안에 대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북한군의 최근 방사포 발사에 대해 "명확한 9·19 합의 위반"이라며 안보 상황 빈틈없이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청와대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국민 안전은 한순간도 빈틈이 없어야 합니다. 정부 교체기에 조금도 소홀함 없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안보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 출범 전 집무실 이전 작업을 완료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는데요.
이처럼 양측 모두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한 공개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만남에는 언제든 응할 수 있다고 열어놓는 양상인데요.
정권교체기 신구행정부 간 기 싸움이 계속 노출되는 상황은 양측 모두에 부담인데, 특히 실무협의 주체인 장제원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에 부담감이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임기 내 주요 직책의 인사권 행사와 관련한 문제가 이번 갈등의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청와대 측은 회동이 열린다면 그 자리에서 자연스레 인사 문제가 논의되고 얼마든지 협의의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내비쳤는데,
윤 당선인 측은 인사와 관련해 "그 어떤 분의 추천도 하지 않았다,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앵커]
여야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집무실 이사가 민생보다 더 중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선인이 돼서 외부외출을 한 첫 번째 활동이 집 보러 다니기였던 것 같다"는 날 선 반응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을 벗어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강한 신념"이라며 당연한 행보라고 반박했습니다.
"5년 전 문 대통령도 큰소리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구중궁궐 속 불통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여야의 공방은 국회 국방위에서의 긴급 현안보고 자리로 옮겨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너무 빠른 시간 내에 검토 없이 배치 조정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입장을 취했고, 북한 방사포가 9.19 군사합의 파기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는데요.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북한이 올해 10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 긴장을 높여가고 있는 점을 나열하며, 이를 9.19 합의 위반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북한 감싸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지금까지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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