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인증, 모바일 뱅킹…디지털 앞에서 고령층 한숨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연합뉴스TV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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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인증, 모바일 뱅킹…디지털 앞에서 고령층 한숨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휴대전화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방역패스의 벽은 높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소상공인들은 노인들의 방역패스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상률 기자가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QR인증 잘 몰라"… 고령층에겐 어렵기만 한 방역패스 / 박상률 기자]

이제는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이지만 일부 고령층에겐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기기입니다.

QR코드 인증 방식의 방역패스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으시잖아요. 어떤 점이 불편하세요, QR체크 할때) 내가 뭘 눌러야 할지를 빨리 몰라."

아예 스마트폰이 없는 어르신도 많습니다.

"(스마트폰 없으면 백신 (QR 인증) 하는거 불편하지 않으세요?) 불편해도 어쩔수 없지,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걸 일일이 할 줄을 몰라요."

손으로 적기만 하고 QR코드 인증은 생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당 들어갈때나 'QR체크인 하셔야 됩니다' 이런 얘기 하잖아요) 그냥 거기 체크하고 적죠 뭐. (수기로?) 네. (QR은 못하시고?) 네."

불편하긴 가게 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번거로우시겠네요) 번거로워도 할 건 해야죠. 한 2~3분이면 충분히 빨리 해드려요. 그런데 네이버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하기 힘들고"

스마트폰 대신 접종증명서를 들고 오는 경우 눈으로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보단 조금 더 불편하겠네요) 조금 더 불편하지, 자기가 종이펴고 뭐."

일부 식당에선 아예 QR 인증을 생략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왜 안찍느냐' 하니까 전화로 하더라고요. '나 전화했어요' 그래, (전화한 건 방문했다는 기록이고 백신 맞았다는 건) 백신 맞았다고 전화했다는데? 백신 맞은것도 전화로 된다고 하더만."

"(QR코드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우리는 안해놨어요. 그거 없잖아. (그럴 경우엔 어떻게 확인을 하나요, 전화로?) 네, 전화로. (안심콜?) 네, 그걸로 확인해요."

단속에 나서야 하는 서울시도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우리도 단속을 나가면 고령의 식당 주인들이 방역패스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엄격하게 방역패스를 적용하지만 현실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QR코드 활용에 능숙하지 않은 노인 계층, 상공인들과 같은 디지털 소외계층이 존재하는게 현실이기 때문에 좀 더 포용적이고 차등을 두는 방역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QR코드 인증이 쉽지 않은 시각장애인에겐 '접종증명서'를 발급받아 대체하도록 하지만, 발급 자체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이광빈 기자]

디지털화로 어르신들을 난감하게 만든 건 QR코드 뿐만이 아닙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달린 금융 거래도 더 어려워졌는데요. 은행 점포는 점점 사라지고, 비대면 서비스에서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나는 데 이를 누릴 수 없으니 박탈감마저 느껴집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융앱 앞에 고령층 한숨…혜택 못 받고 사기 피해도 / 차승은 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희숙 할머니는 송금 같은 간단한 금융 거래를 할 때도 은행을 방문합니다.

자녀들과 은행원들이 은행 앱을 설치해주긴 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복잡하니까는… 요새 문자 잘못 보고 잘못 누르면은 돈이 얼마가 빠져 나갔대나 어쨌대나 그런 일 많잖아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달 18일, 증권사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은 대부분 증권사 앱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이용 실태를 보면, 금융 앱을 사용하는 60대는 10명 중 4명도 되지 않고, 70대 이상은 10명 중 1명 정도에 그칩니다.

60대 이상 고령층 이용자 수가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금융의 디지털화 속도를 따라 잡기는 역부족입니다.

은행, 증권사 할 것 없이 근 10년 사이 모든 금융사 점포 수가 감소했는데, 그 감소폭은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40~50개씩 감소하던 일반은행은 재작년 300개 가까이 줄고, 특수은행도 감소폭이 5배 넘게 늘었습니다.

고령층의 반발에 은행들은 일부 점포 폐쇄 계획을 철회하고, 고령층 맞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현금 입출금기 등 기기의 글씨를 키우고 구성을 단순화해 디지털 적응을 돕는 영업점을 만들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 조차 오프라인에 머물면서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서 고령층은 여전히 배제되고 있습니다.

금융사는 점포 운영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금리 우대 등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점 창구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고령층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비대면 서비스가 주는 시간적 여유나 편리함도 고령층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디지털 취약계층임을 악용한 금융사기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디지털 격차'로 인한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라가 위한 사회적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디지털로 넘어가기 위한 교육이라든가…생존의 문제에서 디지털 역량이 약해서 문제가 되는 분들을 집중적으로 타깃으로 해서…"

디지털화가 금융 외에도 사회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국가와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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