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비정상 가격 조사"…기대 못 미친 대책
[앵커]
미국 상무부가 삼성과 SK를 비롯한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기업들에게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고 비정상 가격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영업기밀 요구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자료를 확보한 것이지만, 공급난을 타개할 뾰족한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는데요.
워싱턴 이상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 150여개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부터 생산 정보 자료를 제출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과 SK 하이닉스가 포함됐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급 불일치에 따른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기업들의 반발에도 직접 분야별 수급 상황을 알아보고자 나선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우리가 요구하는 정보를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자발적이었기 때문에 강요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석 달여간 자료를 분석한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 칩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17%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오지 못해 기업의 재고량은 40일 치에서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반도체 제조 시설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야 할 경우 이 부품을 사용하는 미국의 제조시설도 가동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을 일시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내놨습니다.
미 상무부는 해결 방안으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은 품목에 대해 조사를 예고했는데, 주로 자동차와 의료기기용 칩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공급난이 발생하지 않은 한국의 주력 품목, 메모리 분야는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무부는 가격조사 외에 별다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 부문에서 생산 증대, 공급망 관리를 통해 현재의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는데, 블룸버그통신은 행정부가 병목 현상을 해결할 힘이 없음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이상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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