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웜비어에 지급”…한푼 못 받는 국군 포로

채널A News 202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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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기억하시죠.

여행 중 북한에 억류돼 사망했는데 미국 법원이 유족에게 2억 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배상금은 북한 동결자금에서 마련한다는데요. 

이 땅에도 국군포로로 탈북해 이제는 아흔 살이 된 한 어르신이 있습니다.

북한군에 붙잡혀 청춘을 다 보냈지만 한 푼 배상을 못 받았습니다. 

그것도 우리 법원이 막은 겁니다. 

목숨 걸고 지킨 조국은 왜 미국과는 다른 판결을 내린 걸까요. 

박수유 기자가 국군포로 김성태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열일곱 나이로 군인이 된 순간부터 탈북 후 53년 만의 전역식까지.

아흔 살의 노병에겐 빛바랜 사진 속 순간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김성태 / 국군포로]
"입대를 일찍 했습니다. 나이 열일곱에. 멋진 옷 입고 모자 쓰고… 패기 넘치는 모습에 반해서."
 
하지만 6·25 전쟁 발발 직후 부상당한 채 북한군에 끌려가 포로수용소에 갇혔습니다.

[김성태]
"너무 배가 고팠어. 밥은 요만큼씩 주고 목욕도 한 번 못했지.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려서 죽었단 말이오."

탈출하려다 붙잡혀 13년간 교도소에 갇혔고, 풀려나서도 탄광에 끌려가 20년 넘게 일했습니다.

[김성태]
강제 노동까지 50년간 (북한에서) 받은 게 하나도 없단 말이오. 일을 썩어빠지게 해도 차려주는 건 강냉이밥 밖에 없고…

우여곡절 끝에 탈북에 성공, 51년 만인 2001년 고국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2년 전에는 다른 국군포로이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에 2차 소송단에 참여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내서 거둔 저작권료 20여억 원을 대신 보관 중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측을 상대로 한 추심금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오며 또다시 희망이 꺾였습니다.

[김성태]
"대학도 못 가고 군대도 못 가고 그저 막노동만 (했는데)… 북한으로 보낼 돈 몇 천 만원 주지 않는 건 야만이지."

미국 법원이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북한 동결 자금을 지급해주라고 판결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일생을 건 전쟁, 고령의 국군 포로들에겐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김성태]
"(고령이라) 투쟁할 사람도 없단 말이야. 다 불구자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은데 사람이 없어 정말이지."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이은원


박수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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