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교사의 독수리 사랑...지역도 살리는 효자 노릇 '톡톡' / YTN

YTN news 2021-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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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에는 매년 이맘때면 독수리들이 겨울을 나려고 몽골에서 수 천km를 날아옵니다.

지역 명물로 자리 잡으면서 독수리를 활용한 관광은 물론 이동 경로에 있는 국가끼리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는 한 퇴직 교사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오태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추수를 끝낸 빈 논에 독수리 떼가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사람들이 뿌려놓은 먹이에 한두 마리가 조심스럽게 다가서더니 어느새 한꺼번에 달려들어 쟁탈전을 벌입니다.

겨울을 나려고 몽골에서 3천km를 날아 경남 고성에 온 독수리는 800마리 정도.

국내에서 겨울을 보내는 독수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찾은 겁니다.

흔히 볼 수 없는 독수리 모습에 관람객들의 발길도 이어집니다.

[노은성 / 관람객 : 몽골에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신기했고 날개가 넓어서 신기했어요. 독수리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성이 독수리들의 겨울 쉼터로 자리 잡은 데는 한 퇴직 미술교사의 애정 섞인 고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97년 현직에 있을 때 학생들을 데리고 간 야외 학습에서 농약에 중독돼 죽은 독수리를 본 뒤 먹이를 주고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김덕성 / 경남 고성 독수리자연학교 대표 : 연히 농약에 중독된 독수리를 보게 됐어요. 죽은 오리를 독수리가 먹고 2차 중독을 일으키게 한 게 아닌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독수리를 돌보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사비를 털어 독수리 먹이를 살 때도 있었고 인근 밭을 망쳐 대신 물어 주기도 했습니다.

적당한 먹이터를 찾으려고 7번이나 옮겨 다녔습니다.

[김덕성 / 경남 고성 독수리자연학교 대표 : 독수리들 덩치가 15kg입니다. 날개가 3m라고 하니까. 먹이 싸움을 하다 보니까 마늘밭을 훼손했다고 민원이 생기면 학교에 찾아와서 보상해라….]

이런 노력으로 독수리는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자체는 물론 정부 지원까지 받아 생태관광 프로그램까지 운영할 정도입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겨울 손님 독수리를 돌본 퇴직 교사가 바라는 건 딱 한 가지.

바로 독수리의 건강입니다.

[김덕성 / 경남 고성 독수리자연학교 대표 : 고성아, 몽골아, 또 튼튼하게 있다가 또다시 내년에 오면 된다. 그래서 여기 와서 실컷 먹고 편안하게 있다가 가라.]

YTN 오태인입니다.

... (중략)

YTN 오태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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