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중에도 스토킹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은 지난 1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 경찰에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두 번이나 가해 남성을 만나고도 경고만 한 뒤 돌려보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색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경찰 호송차에서 내립니다.
지난 19일, 경찰의 신변보호 아래 있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5살 가해 남성이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겁니다.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피해 여성과 유가족에 사과할 뜻은 없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A 씨 / '스토킹 살해' 피의자 :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혐의 인정하시나요?) ….]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이번 사건 전에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피해 여성을 스토킹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찰에 접수된 스토킹 신고만 모두 다섯 차례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지난 6월에는 자기 짐을 가져가겠다며 여성 집에 찾아와 경찰관이 출동하기도 했고, 지난 9일에는 동의 없이 회사 앞으로 찾아와 경찰관이 퇴근길 여성의 집까지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과정에서 경찰은 A 씨를 두 번이나 직접 만났지만, 단순히 스토킹 중단을 경고하는 데 그쳤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임의동행을 거부하는 A 씨를 강제로 조사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경찰은 지난 19일 범행 당시 500m 떨어진 서울 명동의 한 호텔로 출동한 배경에 대해서도 거듭 해명했습니다.
기술적 한계로 스마트 워치의 위칫값이 다른 곳에 표시됐고, 신호가 발신된 곳을 우선 수색하는 게 지침이었다는 겁니다.
다만 피해 여성의 집을 먼저 수색하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라며, 신고가 접수되면 주거지에도 현장 경찰관을 보내도록 지침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 담당 경찰서장이 참여하는 스토킹 범죄 대응 개선 전담팀을 만들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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