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름값 이어 요소수까지…"억대 차량 할부금 걱정"
[앵커]
유럽의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 '유로6'가 국내에 적용된 지 6년째인데요.
그간 운송업계에선 규제에 맞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SCR이 장착된 차량을 새로 산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SCR 장착차량의 필수품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이중고에 처했는데요.
왜 그런지 최지숙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화물차 운전 경력 15년의 박석철씨.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에 맞춰 3년 전 1억 6,000만원을 주고, SCR이 장착된 지금의 화물차를 새로 샀습니다.
여전히 내고 있는 차량 할부비만 월 300만원.
그런데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가 벌어지면서 운행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요소수를 아끼려 단거리 위주로 운행하면서 틈날 때마다 주유소를 확인하러 다니기 바쁩니다.
"사흘 전 요소수를 어렵게 구입했던 주유소에 화물차를 함께 타고 직접 가보겠습니다."
"(언제 들어오나요?) 어제 들어왔는데 다 나갔어요."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가 있다는 소식에 급히 가봤지만 또 허탕입니다.
"아침부터 팔아서 조금 전 30분 전에 매진이 됐습니다."
현장에선 요소수가 동이 난 데다 연일 경유값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
그렇다고 운행을 멈추자니 생계도, 할부비도 당장 막막합니다.
"굉장히 비싼 가격에 차를 바꿨는데…요소수 하나에 1억 9천만~5천만원 하는 차들이 움직일 수 없는 고철 덩어리가 된 거죠. 그것에 대해 아무 대책도 없는 상황이 억울한 거죠."
국내 경유 화물차 330만대 중 SCR 장착 차량은 60%인 약 200만대, 박석철씨처럼 거액을 들여 정부 기준에 맞춘 새 차를 샀다 요소수 사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차주들이 많습니다.
"지금 보시는 머플러 안쪽에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장치, SCR이 있는데요. 요소수는 바로 여기 들어가는 필수품입니다."
반면 SCR이 없어도 교체 권고만 받는 2015년 이전 화물차 운전자들은 되레 걱정없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요소수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게 SCR 조작을 허용해달란 요구도 있지만, 차량이 고장날 수 있는 데다 정부가 법령을 어기도록 허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단기간 내 해결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현장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
[email protected])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