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 하나에 아기 3명이…'의료 붕괴' 아프간의 비극
[앵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후 경제가 사실상 붕괴 직전인데요.
기아와 의료 시설 부족으로 유아와 어린이들이 겪는 고통은 더 큽니다.
한 명이 써야 할 인큐베이터를 3명의 아기가 나눠 쓰는 비극이 연출되고 있고, 굶주린 가족이 어린 딸을 500달러에 팔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한상용 기자입니다.
[기자]
갓난아이가 인큐베이터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쉽니다.
한 명이 있어야 할 인큐베이터 안에 아기 3명이 누워 있습니다.
모든 환자용 아기 침대도 1명이 아닌 2명 이상이 나눠 쓰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어린이 병원입니다.
영양실조 등에 걸린 아기들이 쇄도하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엄청난 수의 (영양실조 아동)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인큐베이터에는 환자 한 명을 둬야 하지만 우리는 3~4명을 두고 있다."
미군 완전 철수 뒤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간은 병원 운영을 지탱해주던 외국 원조마저 끊기면서 재정과 의료장비 부족, 간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제난까지 겹친 아프간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이뿐만 아닙니다.
"정말 많은 문제가 있어요. 돈은 없고 아이를 다른 병원에 옮길 형편도 안 돼요. 다섯 아이 중 한 명은 치료비가 없어 영양실조로 죽었어요."
한 빈민 지역에선 자녀를 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습니다.
기아에 내몰린 한 부모가 약 500달러, 우리 돈 58만 원을 받고 걸음마도 못 하는 딸을 팔기로 했다는 겁니다.
가뭄도 심한 일부 지역주민은 고향을 떠나거나 심지어 10살도 안 된 딸을 결혼시키고 돈을 받기도 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은 아프간에 긴급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어린이를 포함해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합뉴스 한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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