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귀성·귀경을 이유로 헌혈이 크게 줄어드는 명절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민들 도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적십자사는 헌혈의 집을 연휴에도 열어두겠다는 계획입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역 근처 헌혈의 집.
주변 직장인이 올 법한 점심시간에도 대기실은 썰렁합니다.
헌혈 의자는 대부분 비어있고, 오전 헌혈자가 세 명뿐이라 혈액 보관함 바닥은 훤히 보입니다.
유동인구와 함께 헌혈도 크게 줄었습니다.
거리두기 4단계 이전 하루 평균 60명씩 방문하던 헌혈자 숫자는 45명으로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헌혈이 많이 부족한 날엔 간호사들이 자원해 부족한 양을 채우기도 합니다.
[박정자 / 대한적십자사 헌혈의 집 강남 센터장 : 재택근무가 많아 센터 방문하는 회사원이 준 걸 느껴요. 헌혈자가 없을 땐 직원들이 직접 헌혈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단체헌혈도 사정은 마찬가지.
4차 대유행이 번진 뒤 만7천 명의 단체 헌혈 예약이 취소됐습니다.
기업이나 학교 헌혈이 자취를 감춰 지역 혈액원 버스 절반이 쉬는 때도 있습니다.
[박형준 /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 헌혈개발팀 : 그냥 차량이 안 나가고 직원들이 회사 안에서 일하게 되죠. 운영할 때도 예상 실적에서 60% 정도 달성하는 추세입니다.]
혈액 보유량이 적정량 5일분에 한창 못 미쳐 관심 단계가 발령된 와중 코앞에 다가온 명절은 악재입니다.
귀성·귀경으로 헌혈은 주는데 병원에서는 혈액을 계속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연휴들처럼 이번에도 혈액보유량이 크게 줄까 봐 우려됩니다.
[김대성 /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수급관리팀장 : 3일분 이하로 줄게 되면 의료기관에서 원하는 혈액량을 공급을 못 할 수 있어요. 대량 수혈이 필요한 경우 환자가 원하는 양을 못 드리는 경우도 있죠.]
대한적십자사는 추석 이전 주말 이틀 동안 헌혈의 집 142개소 가운데 90여 곳을 열어 혈액 확보에 힘쓸 계획입니다.
헌혈 시설마다 소독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는 만큼 감염 걱정을 덜고 방문해달라고 거듭 호소하고 있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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