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아프간인 동료들을 무사히 한국으로 이송하기까지 지난 12일은 숨 가쁜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긴박하게 전개된 구출작전의 고비고비를 이교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15일 수도 카불이 예상보다 빨리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정부는 다급해졌습니다.
이달 초에 세운 민간 전세기를 이용한 현지인 이송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했습니다.
[최종문 / 외교부 2차관 : 카불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여 민간 전세기 취항이 불가해짐에 따라 군 수송기 3대의 투입을 전격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23일 새벽 군 수송기 3대가 서둘러 떠났습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뒤 다음날부터 현지인 이송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의 위협 속에 아프간 협력자들의 집결과 공항 내 진입은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첫날 카불 공항 안으로 들어온 인원이 26명에 불과했을 정도입니다.
[김만기 /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 굉장히 어려운 작전이었습니다. 카불 공항 인근에 2만여 명의 인력이 모여 정말 아수라장이 된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그래서 실제로 게이트로 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고심하던 중 미군과 거래하는 버스회사들을 활용하는 묘수를 찾았습니다.
그동안 구축해온 비상연락망을 돌려 이송 대상자들을 공항 인근에 집결시켰습니다.
이들은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검문소를 통과해 공항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군 수송기가 번갈아 오가 지난 25일 391명 모두 카불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입국 아프간인 : 카불 공항 안까지 들어올 수 있게 해준 모든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한국 수송기를 타고 카불 공항에서 이곳(이슬라마바드)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미군 철수시한을 불과 며칠 앞두고 감행한 필사의 탈출과 9천 킬로미터 넘는 비행 끝에 아프간 동료들은 무사히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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