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12층짜리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내린 미국 마이애미 현장 모습입니다.
해변을 접한 고급 휴양도시에서 이런 참사가 벌어질 거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실종자가 159명까지 늘어나면서사고 현장엔 충격과 함께 애타는 기도가 이어집니다.
참사 현장에서 유승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무너진 건물 가까이 거주하는 제리 씨는 참혹한 구조 현장을 오늘도 맴돌았습니다.
천둥보다 큰 소리를 들었던 그날 밤 기억은 또렷합니다.
[제리 빌리거스 / 마이애미 주민]
"엄청난 굉음이었어요. 모두들 나와서 지켜볼 정도였죠. 정말 시끄러워서 저는 비행기가 충돌한 줄 알았어요."
산책 중 마주쳤을 이웃들이 잔해 속에서 구조를 요청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슬픔을 참기 어렵습니다.
[제리 빌리거스 / 마이애미 주민]
"9.11 테러 아시죠? 제일 먼저 생각난 게 그거였어요. 건물이 이렇게 주저 앉은 것은 본 적이 없거든요. 여기는 가족 단위로 많이 사는데 슬픕니다. 예상치 못한 비극입니다."
붕괴 뒤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뿌연 먼지가 하늘을 덮었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이 건물이 이번에 사고로 붕괴된 건물입니다. 이렇게 현장에는 연기가 자욱해서 매캐한 냄새로 가득한데요.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소방과 경찰 당국 인력들이 끊임없이 현장에 필요한 구조 물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형 장비가 큼지막한 건물 잔해를 조심스레 들어 올리고, 탐지견도 투입됐지만,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건물의 한쪽 면이 완전히 주저앉으면서 동시에 베란다 발코니도 뜯겨나간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99명이라던 실종자는 하루 새 159명으로 늘었습니다.
행방이 확인된 거주자도 120명으로 늘었지만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희생자도 4명이 됐습니다.
잔해 더미 아래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조슈아 스피겔 / 실종자 가족]
"우린 어머니를 곧 만나고, 손잡고 키스할 수 있을 겁니다. 어머니를 많이 사랑합니다. 곧 볼 거예요."
첫 사망자는 극적으로 구조된 소년의 어머니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고, 백신을 접종하러 미국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참사 현장에는 실종자들의 사진이 걸렸고 생존을 기원하는 꽃다발과 양초가 놓였습니다.
[리오 소로 / 실종자 친구]
"라이터 갖고 계시나요? (사진 속) 제 고등학교 친구도 실종됐어요. 아름다운 사람이었어요. 모두들 그녀를 좋아했죠."
[로건 / 마이애미 주민]
"음식과 에너지바, 물을 나눠주면서 조금이라도 희망을 전하고자 해요."
주민들은 참혹한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가족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플로리다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