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AI개발 속도' 구광모…'미국투자 승부수' 정의선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향계' 시간입니다.
인간 닮은 AI 개발에 나선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미국에 8조 투자 계획을 밝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취임 4년 차, 시간이 지날수록 구광모 LG 회장이 그리는 LG의 미래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제조업 기반이던 LG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는데, 현실이 돼가고 있죠.
인공지능도 그중 하나입니다.
구 회장은 AI전담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에 3년간 1억 달러, 우리 돈 1,13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죠.
첫 시도는 '초거대 AI' 개발입니다.
인간을 닮은 AI로, 이미지와 영상까지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과 딥러닝 등 상위 1% 인간 전문가 수준의 학습과 사고, 판단 능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올 하반기 6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초기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는데, 현존 초거대 AI언어모델보다 연산 처리 규모가 1초에 9경 5천700조 번으로 3배 이상 크다고 합니다.
㈜LG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조 원을 넘어 지난해와 비교하면 87% 늘었습니다.
구 회장 출범 이후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는 평가로, 신사업 확장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도 더 높아지겠네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8조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노조는 달가워하지 않네요.
정의선 회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등 그린뉴딜 사업에 1,00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전기차는 2025년 240만대, 2035년에는 80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하죠.
미국에서 전기차는 테슬라가 꽉 잡고 있는데, 최근 미국을 돌아본 정 회장은 아이오닉5와 EV6,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을 내놔도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시장에 머뭇거릴 수는 없는 겁니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왜 천문학적인 돈을 그것도 신산업 격변기에 미국에 쓰냐는 얘기입니다.
부품 인프라도 한국이 더 잘 갖춰져 있으니 국내 고용유지에 더 신경 쓰라는 요구죠. 틀린 말은 없습니다.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성과 도출과 도심항공모빌리티, UAM 역시 미국 하늘을 날게 하기 위해서 미국 사업 확장이 필수입니다.
정 회장이 이런 고민을 어떻게 설득하고 조율할지 보겠습니다.
우주는 새로운 승부처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전략부문장 만나볼까요.
올해 초 민간위성 제조업체인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더니 3월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참여한 우주사업총괄팀 '스페이스 허브'를 만들었죠.
팀장이 김 사장입니다.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100억 원을 들여 카이스트와 민간 최대 규모의 우주연구센터 설립에 나섰습니다.
우주연구센터는 카이스트 연구부총장 직속으로 설립되고, 민간기업과 대학이 만든 우주분야연구센터로는 최대 규모라고 하네요.
일단 저궤도 통신위성을 쏘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정지위성과 달리 여러 개의 위성이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저궤도 위성은 6G 기술을 현실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데요.
2023년 첫 위성을 띄우는 것이 목표인데, 스페이스X를 키우고 있는 일론 머스크와 조만간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요.
적자에 빠진 삼성중공업을 구하라는 특명을 받고 올해 초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진택 사장, 1분기 첫 성적표는 예상했던 대로 좋지는 않네요.
매출은 1조5천700억 원, 적자는 5천억 원이 넘습니다.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높아졌고 공사손실비, 재고자산인 드릴십 평가 손실 등이 반영된 건데요.
수주 성적은 좋습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선 등 42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수주량을 60% 넘게 채웠습니다.
당초 수주 목표금액도 8조8천억 원에서 10조2천억 원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정 사장의 큰 과제는 흑자경영입니다.
6년 연속 적자에 빠진 삼성중공업을 어떻게 구해낼까가 과제입니다.
비중이 큰 해양플랜트에서의 적자구조를 털어내고, 저가 수주도 벗어나야겠죠.
당장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와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인데요.
과연 실적 부진의 늪을 탈출할 수 있을지 정 사장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에 우리 기업인들도 대거 동행했죠.
우리 기업들이 사활을 건 신산업에 대한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들인데요.
미·중 간 경제 안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전략적 기회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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